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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계속 일고 있다. 매년 천억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되고 있지만 수송분담률을 끌어 올리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가용재원의 한계만 없다면 도민들이 살고 있는 구석구석까지 대중교통을 투입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 지방자치단체가 대중교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차대한 일이고,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부분인 것은 분명하나 한정된 예산의 범위 내에서 최선의 효과를 내는 ‘최적안’을 도출해야 하는 행정으로서는 비용과 편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에서 버스 준공영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 전용차로 개설, 노선 조정 등의 개선이 수차례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송분담의 성과가 서울시와 같은 수준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준공영제의 성과를 본격 평가할 수 있었을 최근 3~4년 기간 동안 코로나19라는 한계상황에 부딪혀 대중교통 수요와 공급의 정확한 파악이 힘든 문제가 있었다. 코로나 시기가 없었다고 해도 수송분담률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투입비용을 차치하고 제주의 버스 준공영제가 왜 도입됐는지를 떠올려 봐도 의문투성이다.
대중교통은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지만 제주에 맞지 않은 체계를 들임으로써 애시당초 바랐던 대중교통 이용률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 제주의 산업구조와 도시구조가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은 서울시, 수도권, 타 광역시들과 전혀 다르다. 수십, 수백만의 인구가 동일한 주거지역에서 도심의 상업지역으로 오가는 것과 달리 제주도민의 이동 동선은 산업구조의 영향으로 균질하지 않다. 서울시와 같은 버스체계가 도입돼 원활히 돌아갈 수 있는 도내 지역은 통학생, 관공서 출퇴근 인구가 몰려 있는 일부 동지역에만 해당된다.
더욱이 그간 체계적인 도시계획이 사실상 부재했던 터라 제주의 도시는 점점 수평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만큼 대중교통이 파고 들어가야 하는 공간범위가 무한정 확대되고 있다. 제주도의 해안변을 따라 인구가 몰렸던 수십년전보다 중산간 지역까지 인구가 늘어난 현재의 버스노선 구축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심지어 이러한 상황에 제주도는 수소트램 도입에도 적극이다. 용역이 도출한 결론은 해당 용역을 발주한 이에게 상당히 종속된 내용을 담는다. 최근 공개된 수소트램 용역은 도민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건설비를 구간당 건설비를 내놨다. 수소트램이 구축되면 버스체계와 연계한 전체 대중교통수단에 투입되는 재정은 더욱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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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 제주도는 최근 ‘재정지원금’으로 지칭됐던 준공영제 지원예산이 보조금처럼 인식 부정적 인식을 안겨준다며 이를 비용으로 바꿔서 사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대규모 보조금이‘퍼주기성’ 특혜로 비춰질 수 있고, 버스 준공영제의 정책·노선결정권한을 사실상 제주도가 갖고 있는 상황에선 버스회사를 위한 보조금이 아닌 제주도가 스스로 지출하고 있는 비용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이 오롯이 그릇됐다고 하긴 어려우나 결국은 필요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는 잘못된 정책의 본질을 호도하는 시도로 비칠 뿐이다.
버스 내부 안전벨트같은 장치 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타 시도만큼 쾌적한 탑승 환경도 제공하지 못하며 지금과 같은 큰 예산이 들어가는데 수소트램까지 얼마나 더 큰 돈을 들여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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