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4·3에 대한 폄훼·왜곡 발언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판결을 일주일 앞두고 뒤늦은 대응에 나섰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은 오는 14일 오후 2시로 예정된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 등 4·3 유족들이 태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무변론판결을 취소했다. 

태 의원이 지난 6월 15일 피소 이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자 제주지법은 무변론 판결선고기일을 예정했다. 그런데 태 의원이 선고를 일주일 가량 앞둔 지난 6일 법무법인을 선임, 소송위임장과 답변서 등을 제출했다. 이는 소송이 제기된 지 3개월 만의 일이다.

태 의원 측이 뒤늦게 대응에 나서면서 무변론 판결선고기일은 취소됐고 오는 10월 12일 오후 2시10분 1차 변론기일이 잡혔다.

다만 태 의원 측은 이번 변론기일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화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한편 태 의원은 지난 2월 4·3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4·3은 김일성 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김 씨 정권에 몸담다 귀순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희생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다”고 4·3을 왜곡하는 발언을 했다.

이 같은 태 의원의 발언은 대한민국 정부가 발간한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와 대치되는 주장으로 도민사회의 반발에도 끝내 사과 하지 않았다. 

이에 4·3유족회와 4·3평화재단, 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범국민위원회 등 4·3 관련 단체들은 올해 6월 태 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