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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알기 쉬운 결산서
고병훈  |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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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20  16: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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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회계과)에서 알기 쉬운 결산서 ‘한눈에 보는 제주 살림살이’를 펴냈다. 

흔히 결산을 ‘예산 과정의 마지막 단계’라고 하면서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 부서에서 쓸 예산이 줄어들지 않았는지, 우리 단체에 보조금이 얼마나 올지, 우리 마을에 예산은 얼마나 지원될지 안팎에서 궁금해하지만 예산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물고기를 잡기까지 온갖 정성을 들이는 것이지 물고기를 잡았을 때는 더 이상 먹이를 주지 않는다. 예산을 다룰 때만큼 열정을 쏟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마지막 단계를 새로운 시작의 단계라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어떻게 해야 결산의 의의를 찾을 수 있겠나를 고민한 결과의 산물이 바로 ‘주민이 알기 쉬운 결산서’다. 

법령에서 정한 결산서는 종류도 많을 뿐만 아니라 분량이 수천 쪽에 달해 작성자라 해도 온전히 다 살펴보지 못할 정도다. 흥미진진한 추리소설보다 분량은 열 배 많고, 재미는 열 배 적은 결산서를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도에서 따로 작성한 알기 쉬운 결산서 ‘한눈에 보는 제주 살림살이’는 의미가 있다.

수천 쪽의 정식 결산서를 단 스무 쪽으로 줄여서 만든 결산서에 개별 내용을 모두 담지는 못한다. 쉬운 결산서로 명명하고 용어를 쉽게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곳이 많다. 그렇지만, 지난 2022년 1년 동안 도에서 얼마를 거둬서 얼마를 썼는지부터, 자산과 부채가 얼마인지 기본적인 사항은 다 들어 있어서 평소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궁금증은 도청 어느 부서에나 읍면동 민원실에 놓인 책자로 해소할 수 있다.

알기 쉬운 결산서를 통해 결산 내용을 조금이라도 이해했거나, 우리 도에서 결산한다는 사실을 지금 알았거나, 더 나아가 결산에 관심이라도 생겼다면 이 스무 쪽 결산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주민의 의견이 더해진다면 내년 알기 쉬운 결산서는 더 쉽고 내용은 풍부해질 것이다. 결산을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 예산도 좋아진다. 결산이 예산 과정의 마지막 단계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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