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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텃밭
김명경  |  시인/수필가/전 중등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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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05  16: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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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 생활을 하다 보면, 무엇인들 못하리오 마는… 그 취미 생활 중에서도 텃밭에 요새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취미도 계절을 타기 때문이다.
 
 봄에는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열매를 수확하고, 겨울에는 쉬면서 내년을 준비하며 기약하는 우리들의 실생활의 면모처럼… 내가 하고자 하는 작물에 대하여 때~ 즉, 계절을 놓치면 안 되는 것을 나는 알기에 그 계절을 기다린다.

 
 6월 초가 되어 텃밭 일부를 비워 두었다. 그리고 고구마를 심기 위해 보토를 해 두었다.
 
 제주시 오일장이다. 나는 일찍 장으로 갔다. ‘000원’이면 될 것 같다. 약 1평 정도의 텃밭이라고 말하니 이 정도면 될 것 같다고 하여… 와서 심으니 정말 딱!~ 들어맞았다.
 
 다 심고 나서 축 늘어진 고구마 순을 바라보면서 이게 살아서 열매를 맺을까? 하는 의아함을 느낀다.
 
 내가 어릴 때 무정하게 잘 자라는 고구마밭만 바라보았기에 잘 되리라 나는 생각하며 물을 흠뻑 주었다.
 
 장모님도 집사람도 내가 하는 그 모습에 미소를 보내며, 한마음으로 응원을 하는 것 같아 한결 고마웠다.
 
 정년 퇴임을 하고 나서 정말 무료함이란 나뿐만이 아니라 다 마찬가지라 생각하지만, 나 역시 무언가를 하면서 하루를 소일하여야 하기에 이렇게 몸부림을 치고 있는지 나 자신조차도 나를 모르겠다. 벌써 4년째…
 
 어찌하였든 간에 고구마 순은 땅으로 들어갔다. 나는 속으로 아니… 겉으로의 표현으로 이제 하나님이 이 고구마를 키워 준다. 하며, 장모님과 집사람에게 말하면서 연장을 챙기고 냉수 한 사발을 들이켰다.
 
 하루 이틀이 지나간다. 하늘은 비를 주지 않고 강렬한 태양 빛만 연일 내리어 고구마 텃밭만이 아니라 이 지구를 열 받게 하고 있어 나는 이에 맞서고 있다.
 
 물을 날씨에 맞게 주고 나서의 휴대전화 달력에 하는 메모는 이제 습관이 되어 일기장이 되어 버렸다.
 
 일주일이 지나니 고구마 순이 정신을 차리는 것 같다. 밭고랑 위의 땅을 짚고 꿋꿋하게 스스로 일어섬을 나는 보며 입가에 미소를 보낸다.
 
 이래서 농부들이 농사를 짓는구나 하며 그 보람을 나는 느껴 본다.
 
 상추를 심고, 배추를 심고, 가지 고추 등을 심을 때와는 사뭇 그 분위기가 다르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은 고구마라서 그런지 자꾸만, 잠을 자면서도 생각이 나는 마음이다. 이제는 2주 반이 되니 사람 같으면 청소년의 티가 나는 것 같다.
 
 내가 물을 너무 많이 주어서 그런지 고구마 잎이 너무 커 보인다. 조금은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은 마음이다. 덕분에 옆에 있는 고추와 가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샤워하곤 하지만 그 옆에 같이 있는 철쭉과 꽃나무는 차별한다고 내게 말을 하는 것 같다.
 
 물을 줄 때 물을 받는 나무도 있고, 못 받는 나무의 하소연이 들리는 것 같아서 말이다.
 
 고구마밭 옆에 쪽파를 장모님이 심었다. 이제는 그 싹이 하나둘씩 나와서 텅 빈 곳에 푸르름을 점지하니 이 또한 새 생명의 탄생이 경이로움을 느끼며, 아직 나오지 않는 쪽파의 모습을 빨리 맞이하고 싶어서 하는 마음이 든다.
 
 언젠간 나오겠지만 말이다.
 
 그 옆 담장 가에 아삭 이 상추가 돌담을 둘러~ 열을 지어 놀고 있고, 그 안쪽으로는 가을꽃인 코스모스 씨를 뿌려 발아된 것들이 상추와 같이 정겹다. 고구마밭을 보노라니 두둑으로 올려져 있는 부분에 땅이 갈라짐을 볼 수 있다.
 
 나는 속으로 조금 참고 기다려라. 너는 너무 많은 혜택을 받고 있으니 하며…, 나는 연못으로 갔다. 작년에 수련을 사서 화분 통째 3개를 넣어 두었는데… 올해, 하나의 분은 수련이 올라오고… 하나는 물 양귀비가 되어 올라오고… 또 한 분은 소식이 없다.
 
 화분에서 분리하여 연못 바닥에 심어주기 위해서 첫 번째 수련을 통에서 빼 바닥에 심고, 두 번째 물 양귀비도 심었다.
 
 사연은 이렇다.
 
 수련 분을 넣은 후에 물 양귀비를 구해다가 돌담 틈새와 연못 바닥 쪽에 심었는데, 그게 수련이 있는 화분으로 들어간 모양이다. 그래서 수련은 죽고 물 양귀비만 살아서 올라온 모양이다.
 
 세 번째 통분은 저 세상이다.
 
 …고구마 수확이다. 위 큰 감나무가 그늘이 된 곳은 열매가 손가락이요. 햇빛이 잘 들었던 곳은 주먹만 한 열매다. 여기서 느낀다. 햇빛의 중요성을… 그리고 우리의 환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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