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훈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이 8일 제주경찰청에서 1000억원대 투자 리딩 사기 조직 검거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가상 자산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려주겠다고 속여 1000억원대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38명을 검거, 전직 조폭 출신 총책 30대 A씨 등 12명을 구속 송치하고 관리팀원 B씨 등 2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5명에 대해서는 보완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또 경찰은 검거되지 않은 또다른 총책 C씨 등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가상 자산, 외국통화 등 자산 투자를 빙자한 허위 사이트를 개설한 뒤 피해자 5500명에게 1014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에게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허위 광고 문자를 3만6000건 전송,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은 서울 강남역 인근에 본사를 두고 영업팀, 관리팀, 자금세탁팀으로 역할을 나눠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범행에 나서는가 하면, 108개에 달하는 대포통장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편취한 현금으로 인터넷 도박을 한 뒤 출금해 마치 도박 수익금인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금액은 모두 현금으로 인출돼 세탁까지 이뤄져 현재까지 대부분 찾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세탁한 현금이 모여 있는 장소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성훈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모르는 사람이 전화·문자·SNS로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무조건 의심해야한다”며 “원금보장·고수익을 약속하는 것은 피해자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악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며, 어디에도 무조건 안전한 투자란 없다는 것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