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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혁신’은 새로운 민선 제주도정이 들어설 때마다 외쳐진 어젠다이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진부하고 상투적 구호의 냄새가 풍긴다. 혁신을 외쳤지만 후과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공직 혁신’을 외치지 않은 민선도정이 있었나? 결국 나중에는 용두사미가 되거나, 아예 그런 말조차 무색하게 도지사 주변이 부정과 비리로 추한 모습을 도민사회에 보여준 일도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공직 혁신에 나섰다. 도의 자료에 따르면, 도는 공직사회 혁신 분위기 조성을 위한 도지사와 전 직원 간 ‘혁신 성장 간담회’를 12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개최한다. 간담회는 도지사와 대면할 기회가 제한적인 6급 이하 주무관 등 전 직원들과의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한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한다.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행정 운영체계와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시대 흐름에 맞는 혁신 분위기 도입에 대한 토론도 이뤄진다고 했다.
우리는 이런 혁신이나 개혁 등의 표현을 들으면 흔히 ‘윗물’의 깨끗함을 먼저 요구해 왔다. 모든 행정의 바름은 윗선의 곧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위는 탁한데 아래로 흐르는 물만 깨끗하라고 다그칠 수는 없다. 맑은 윗물이 아래로 흘러서 도민사회 누구나가 마셔도 되는 샘물이 된다.
하지만 혁신이라는 단어는 곧잘 남발되고, 무엇을 혁신했는지는 나오지 않거나, 아주 조금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거창하게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혁신이 이런것이라는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다.
도는 “도지사와 함께하는 ‘혁신 성장 간담회’는 전 실·국을 대상으로 12월 말까지 진행되며, 간담회를 통해 도출된 다양한 의견은 제주 공직사회 변화를 위한 자양분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공리공론에 그친 혁신이 아니라 내실있고, 실천되는 혁신이 논의되고 실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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