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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도정이 추진하려는 생태법인 제도 도입에 대한 도민사회의 반응이 심상찮다. 보호 가치가 큰 자연환경이나 동식물 등 비인간 존재에 대해 법인격을 부여하는 생태법인 제도는 아직까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으며 세계적으로도 드문 제도이다. 오 도정이 왜 생소한 이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한 도민들의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제주도는 지난 3월부터 학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생태법인 제도화 워킹그룹’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도민은 이 사실을 제대로 접하지 못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제주사회가 소용돌이칠 제도를 도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소수 전문가들에 의해 결정한다는 자체가 도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생태법인 제도화 워킹그룹은 ‘생태법인 창설안’과 ‘제주남방큰돌고래 법인격 부여안’ 등 2개 안을 도출했으며, 오 도정은 이를 내년 제주특별법 개정안에 포함해 반영하기로 했다. 물론 고래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은 특정 바다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데다, 멸종 위기에 놓인 국제보호종이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생태법인 창설안’은 제주도의 판단에 따라 생태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명분으로 자연환경과 야생 동·식물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위험성이 내포된 제도다. 생태환경 지정은 공유지와 사유지를 망라하고 있어 특정지역만을 대상으로 할 수 없다. 사유지는 생태환경에서 제외한다 하더라도 토지주들이 느끼는 피해의식은 클 수밖에 없다.
동·식물에 법인격을 부여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동물은 경계없이 이동하고, 식물은 장소 구분없이 식생한다. 이미 한라산, 성산일출봉, 문섬, 범섬 등이 천연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돼 있고, 희귀수종과 식물, 새, 곤충 등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굳이 ‘옥상옥’이 될 생태법인 제도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 그래도 도입하겠다면 반드시 도민사회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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