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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싶은 빵
김명경  |  시인/수필가/전 중등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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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16  17: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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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세대가 자랄 때는 너 나 할 것 없이 가난이 필수가 되어 그날들을 보낸 것 같다.
 
 주식이 고구마 등이었고 운동화가 귀하여 짚신에 검정 고무신도 과분할 정도였으니 그때의 실상을 짐작하고 남으리라 본다.

 
 내 시절이 그랬으니 우리의 부모님들의 어린 시절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흉흉했으리라 믿으며, 내 나름대로 예측을 해본다.
 
 찢어진 옷을 기워입고 형이 입은 옷을 대물림하여 입었으며, 그때는 대가족들이 한곳에 모여 밥을 먹었던 모습이 내 기억에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핵가족 시대가 되어 옹기종기 모인 맛이 어디로 갔는지 식사의 문화에서 놀이의 문화 그리고 학교의 문화도 모두 그때와는 판이하다.
 
 이렇게 진행되다가는 먼 미래에는 학교도 없어지고 가정에서의 재택 학습이 성행하고, 아니 재택에서 컴퓨터와 영상으로 수업을 하고, 책임 학점을 모두 이수하면 학위를 인정하는 ‘원격 학점인정 졸업제도’가 우리 미래의 아이들에게 도입이 되어 수학(修學)을 전개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이런 가운데 나의 어릴 적 배고픈 시절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간식이 없고, 상점은 있으나… 나에게는 무용지물이었으며, 과자는 있으나… 나는 과자의 이름을 하나도 몰랐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봉 달이 과자’(내가 붙인 이름) 라고 머루 알갱이 닮은 동그랗게 튀밥 튀겨 놓은 과자만을~ 나는 지금도 확실히 안다.
 
 초등학교 6학년쯤 되었을까? 우리 동네에 고급 빵집이 한 군데 생겼다.
 
 나는 고급 빵집 근처에도 가지 않았었다. 물론 부모님의 심부름을 가기 위해서는 그곳을 지나서 갔지만 말이다.
 
 그런 어느 날… 일요일 날, 초등학교 운동장에 놀러 갔는데 학교 울타리 아랫집에 사는 P양이 그의 조카들과 고급 빵을 손에 잡고 그의 집에서 먹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어 나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잘 구워진 팥빵을 먹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한참 보다가 학교를 떠나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던 그때를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먹고 싶었는데…, 가난이 일상이 되어있었고… 나는 먹을 자격이 없는 것처럼 되어 버린 그 현실은 우리 모두의 필연인 줄로만 알고 그때를 보내온 것 같다. 그렇게 어린 날은 우리를 말없이 키워주고, 지금의 성인으로 모두를 만들어 주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그 가난이 어디로 갔는지 나의 손주들은 전혀 모를 것이다. 이 할아버지가 겪었던 유년 시절의 그 처참함을… 특히 나는 더한 것 같다.
 
 고교 진학 후의 자취 생활에서의 그 많은 삶이… 그 후 대학에 진학하고 교사가 되어 2세의 교육을 위해 나는 38년간 교직 생활을 했다.
 
 교직 생활을 접으며… 그렇게 어렵다는 교장으로의 정년 퇴임을 하고…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
 
 이렇게 세월은 가는가? 하고 싶다.
 
 얼마 전에 세계적인 국민 MC 송해 선생이 2022년 6월 8일 수요일 몸이 안 좋아 병원에 입원하다가 우리 나이 96세로 세상을 타계했다.
 
 그렇게 생생하게 노익장을 자랑하며 장락만년(長樂萬年·즐거움이 오래도록 끝이 없다는 뜻) 할 줄 알았었는데 “갑자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아주 갑자기 우리의 곁을 떠나감을 볼 때 나는 현실의 괴리감을 살며시 외면하고 싶다.
 
 나도 그렇게 떠나고, 우리는 모두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버리고 갈 것이다. 한껏 아옹다옹하며 살아왔던 그 날들을 모두 두고서 나도 모르는 이미지의 세계로 갈 것이 분명하므로 말이다.
 
 이제부터라도 내가 어릴 적 가난했던 시절에… 상점을 잘 기억하지 못하듯이… 세월과 다투지 말고, 세월 이와 친하게 지내며, 세월 이와 함께, 동행하는 내 나름대로 삶을 살아야 하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책상 위에는 하얀 접시가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내가 어릴 적 그렇게 먹고 싶었던 고급 빵이 놓여 있다.
 
 옛날 같으면 벌써 접시 위에서 사라져 없을 이 빵이 내가 글을 쓰고 있는 내내 나를 지켜보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삶은 변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 가면… 그래서, 이 밤이 지나면 또다시 어떻게 세상이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나는!~ 오늘의 이 글에 제목처럼… “먹고 싶은 빵!”~ ‘고급 빵’을… 이 ‘자판’을 놓은 후에는 반드시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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