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정부가 제주와 세종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으로 확대하지 않고 ‘권고’로 입장을 선회한 가운데 제주지역 사회에서는 대다수가 해당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제주도민 인식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11월 14일부터 20일까지 구글 서식을 활용, 제주도민 553명을 포함한 총 5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제도 취지에 대해 ‘공감한다’ 82%, ‘공감하지 않는다’ 11%, ‘보통’ 7% 등으로 다수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환경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확대를 늦추고 지자체 자율에 맡기도록 방침을 정하면서 정책이 동력을 잃었지만 제주에서는 10명 중 8명이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85%가 찬성 입장을 보였고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9%에 불과했다.

일회용품 규제 철회의 핵심 품목인 종이컵의 매장 내 사용 금지 여부에 대해 ‘금지해야 한다’는 답변이 75%, ‘소비자가 원할 때만 보증금을 적용해 제공’ 18%, ‘매장 내 사용 가능’ 7%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93%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시범 실시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 카페를 방문해 보증금 컵을 제공받았다는 질문에 83%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의 일회용컵 반환율이 70%에 이르렀던 결과와 이번 설문 조사 결과 80% 이상의 도민이 제도 취지에 공감하고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주도에서 시범 진행된 이 정책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부는 제주의 일회용컵 보증금제 성과를 토대로 조속히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