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해양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잘피’가 서식하고 있는 시흥지구에 대한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4일 ‘2023 시흥지구 잘피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잘피는 연안 및 하구 생태계에서 해양 동물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잘피군락은 해양동물의 서식처와 산란장 등을 제공해 줌으로써 연안의 수산생산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환경 오염으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전 서계 연안에서 서식 중인 대부분의 잘피가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의 적색목록(Red List)에 올라있다.

국내에서는 거머리말, 포기거머리말 등의 잘피가 개체 수 감소와 높은 학문적·경제적 가치로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돼 있다.

제주에서는 추자도 주변해역과 토끼섬 주변해역이 천연잘피를 보호하기 위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천연잘피인 거머리말이 대거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시흥지구에 대한 보전 대책은 물론 제대로 된 연구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한번 사라진 잘피 서식지는 자연적으로 재생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연안생태계 정화 및 수산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훼손된 잘피 서식지의 보전·복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시흥지구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식지 보전·복원 방안 뿐만 아니라 제주지역의 천연잘피를 제대로 조사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