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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동에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업무를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데 가슴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어느 위원의 일화를 소개하고 싶다. 처음 인사를 하게 된 자리에서 봤던 그 위원의 인상은 항상 웃으시며 장난도 잘 치시는 밝은 모습이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암으로 인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어느 날 마을별로 가구방문 확인이 필요한 저소득 독거노인 100명의 명단을 나눠주고 마을별 팀끼리 시간이 되면 가구방문 후 도움이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다. 이후 일주일 조금 지났을 무렵에 그 위원이 주민센터로 찾아와 ‘명단에 있는 100명을 다 방문했다’며 그 중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의 상담내용이 적힌 노트 하나를 내밀었다. 그러고서는 가구방문이 필요한 명단을 더 주면 안되겠냐고 말했다.
새해가 되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회의를 통해 회의 일정을 변경했고 참석률이 저조한 이들은 위원 자격에 조정이 필요할 거 같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항암치료로 인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그 위원이 울먹거리면서 전화를 해와 회의 일정이 항암치료를 받으러 가야 되는 일정과 겹쳐서 참석이 어렵게 됐는데 회의수당을 안받아도 되니 계속 활동할 수 있게만 해달라고 말했다. 몸이 아파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는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활동을 하며 어르신 가구를 방문하고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지금 자신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삶의 낙이라고 했다. 다행히 회의날짜가 다시 변경돼 그 위원은 지속적으로 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었고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가구방문 및 복지사업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참석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암으로 돌아가셨다.
현재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특화사업 등을 실시하며 지역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이런 위원들이 있는 한 지역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밝게 비춰 다같이 어울려 살아가는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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