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속보=도내 모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사건(본지 10월 23일 4면 보도)으로 불안감이 확산하자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들이 경찰에 보강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불법 촬영 사건이 발생한 A 고등학교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으로 구성된 불법촬영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8일 제주서부경찰서를 찾아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요구서를 전달했다.
전날 A 고등학교에서는 학생과 학부모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촬영 사건 중간 수사 브리핑이 열렸다.

이날 브리핑에서 대책위는 “불법 촬영 혐의로 구속된 A군의 범행 횟수가 10여 회에 달하며 이로 인한 피해자도 50여 명에 달하지만 이와 관련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제2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경찰의 수사 진행 과정과 관련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또 클라우드(이메일, SNS) 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져 영상물 유출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책위는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질타하고 보강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에서 대책위가 요구한 보강 수사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고 철저한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다만 대책위는 경찰에 보강 수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서한에서 “지난 10월 학교에서 불법 촬영 행위가 발생한 것이 밝혀진 후 교사와 학생들은 현재 자신들이 피해자일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학교 화장실뿐 아니라 공용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을 만큼 불안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정보를 소통하지 않았다는 학교 당국과 교육청,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늑장 수사와 부실 수사를 자처한 경찰 수사당국의 안일함이 피해자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경찰은 이번 사건의 수사가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교육현장을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기회임을 자각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충분히 지원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했다.

아울러 대책위는 경찰에 불법촬영물 유포 경로 차단, 가해자 이메일·SNS 계정 수사 철저, 공범·촬영물 공유자 여부, 압수된 기기 외 다른 기기 사용 여부 등의 철저히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