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체제 개편의 선행 조건인 주민투표가 계획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 9일 제주를 방문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 “제주도가 주민투표를 요청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2소위가 ‘제주도와 행안부 간 일치된 의견을 제시하라’며 보류시킨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이르면 연내 통과도 가능할 수 있게 됐다.
만약,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위한 주민투표를 명문화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내년으로 넘어가더라도 행안부 장관이 수용만 하면 현행 주민투표법만으로도 행정체제 개편 주민투표가 가능하다. 제주도로서는 그 동안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행안부의 최대 난관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는 조속히 행안부와 협의해 주민투표 일정 등을 구체화시켜야 한다. 내년 4월10일 총선 전에 할 것인지, 후에 실시할 것인지부터 검토해야 할 것이다. 주민투표 일정 조정과 함께 주민투표에 담을 행정체제 개편안 내용도 도민의 결집된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최근 행정체제 개편 숙의 토론 결과 ‘기초자치단체 부활+동제주·서제주·서귀포시 3개 구역안’이 최적안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기존 형태인 ‘제주시·서귀포시·동제주군·서제주군 4개 구역안’에 대한 선호도가 3개 구역안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제주도와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3개 구역안과 4개 구역안을 주민투표에 부치도록 해야 한다. 대체로 숙의토론 결과를 존중하면서도 제주시 도심을 두 개로 나누는 억지 분할보다 기존 4개 구역을 분할한 기초단체가 정체성과 정통성에 부합된다는 의견을 나타내는 도민들이 많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주민투표는 1개 안보다 2개 복수안을 제시해야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할 수 있다. 숙의토론 결과 1순위 안 하나만 주민투표에 부쳐 찬·반 의견을 묻는 것은 주민들의 선택의 폭을 제한하는 것으로 민주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인 방안도 아니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