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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갑진년 푸른 용띠의 해, 새로운 시작과 변화의 메시지 전해‘지혜·힘·명예의 상징’ 청룡 기운 받아 2024년 도약하는 한해 되길
최지희 기자  |  jjihi@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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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1.02  0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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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최지희 기자]

2024년 갑진년은 60년마다 돌아오는 청룡의 해다. 10개 간지(干支) 가운데 갑(甲)은 푸른색을 의미하고, 십이지(十二支)의 동물가운데 진(辰)은 용을 가리킨다. 그래서 갑진년은 푸른 용띠의 해가 된다.
동양 고전 속의 청룡은 강력한 힘과 지혜의 상징으로 불리면서 새로운 시작과 변화, 성장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신비스러운 존재로 그려진다. 신화나 전설의 중요한 소재로 등장해왔으며, 민간신앙의 대상이었다. 용의 모습으로는 용의 머리는 ‘낙타’와 비슷하고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큰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와 비슷하다. 이처럼 용은 여러 동물의 특징을 따서 만든 상상의 형상이지만 그것이 어떤 맥락에 있는가에 따라 다양한 범주로 나뉜다. 왕권의 상징, 기우제와 벽사의 의미, 출세와 성공에 비유되는 청룡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왕권의 상징
용은 왕의 권위를 상징한다. 왕을 용에 비유하는 것은 백성을 보호하고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 용과 같은 비범한 존재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왕과 관련된 단어에는 용(龍)자가 빠짐없이 들어간다. 예컨대 왕의 얼굴을 용안(龍顔), 왕이 앉는 의자를 용상(龍床), 왕의 옷을 용포(龍袍)라고 불렀다.

용이 왕권을 상징하는 동물이라는 해석의 근거는 경복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경복궁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동물상은 단연 ‘용’으로 광화문 입구에서부터 그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광화문을 구성하는 3개의 문 위에는 용이 한 마리씩 조각돼 있으며 이 용들은 각각 세상을 지켜보고 출입자를 감시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흥례문과 근정문 사이에 있는 영제교 다리에도 용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근정전 내부 천장 닫집에는 황색 칠조룡이 보이는데 황색은 황제만 사용하는 색이라는 점에서 이는 정전의 위용이 한껏 강조된 문양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용의 이미지는 조선시대의 왕이 입은 곤룡포와 의장품에도 들어갔다.

조선 건국 초기의 곤룡포는 푸른색이었다.

홍색 곤룡포는 세종 무렵부터 입었다고 한다.

청색 곤룡포는 고려의 전통을 이어받았다고 추정하지만 조선 건국의 의미로 본다면 청룡이 그려진 푸른색이 오히려 새로운 변혁의 시대를 알리는 상징에 부합되는 측면이 있다.

태조어진에서 볼 수 있듯이 청색 곤룡포의 가슴과 양쪽 어깨에는 용을 수놓아 권위를 나타냈다.

청룡은 왕의 행차나 궁중의 행사에 배치되는 의장 깃발에도 그려졌다.

청룡 문양을 사용한 깃발로는 홍문대기와 청룡기가 있다.

붉은 바탕에 청룡을 그린 홍문대기는 왕의 행차가 있을 때, 최전방 양편에서 위치해 왕의 위엄을 상징하던 깃발이다.

색상이 화려하고 펄럭이는 효과는 이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전시효과가 컸기 때문에 주요 의장품으로 사용됐다.

 


▲기우제와 벽사의 상징
용 그림은 그 자체로 벽사(闢邪)의 상징이었다.

새해에 대문 등에 용 그림을 붙여 두면 나쁜 기운을 막아주고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었고 용은 물을 다스리는 데에도 신령한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홍수와 가뭄을 다스리는 수신(水神), 바다에서 항해와 안전을 지켜주는 해신(海神)으로 등장한다. 용왕(龍王)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어민들에게는 용왕제나 풍어제와 같은 전통 신앙의 대상으로 전승됐다.

긴 가뭄에 애타게 비를 기다리며 기우제를 지낼 때, 용이 그려진 그림은 요긴한 희망이었다.

특히 용 머리를 종이에 그려서 물속에 넣는 의식을 치렀는데 이는 그림 속 용이 실제 용으로 거듭나 물을 다스리게 해달라는 바람을 담은 행위였다.

조선 후기에는 한강 동호의 저자도에서 기우제를 지낼 때 화룡을 강물에 넣는 의식을 행했다고 한다.

그래서 기우제를 화룡제(화龍祭)라 불렀던 것이다.

기우제는 비가 내릴 때까지 중단 없이 지내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래서 용을 대신한 수많은 용 그림을 그려 한강 속으로 들여보냈다.

결국 용의 기운이 충만해지면 가뭄도 더 이상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어변성룡, 출세와 성공의 표상
물고기가 변해 용이 된다는 어변성룡(魚變成龍)의 고사는 평범한 사람이 출세해 성공한 인물로 변심함을 의미한다.

즉 물고기가 용이되는 과정을 사람에게 비유하면 열심히 공부하고 과거시험에 합격해 관리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어변성룡은 민화의 소재로 그려진 사례도 많지만 이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명품 가운데 하나가 청자어룡형주자(국보 제61호)다. 

용의 머리와 물고기의 몸으로 형상화한 이 주자는 고려 12세기경에 만든 청자를 대표하는 명품이다.

주구는 용의 머리고, 몸체는 비늘이 양각돼 있는 반용반어의 모습이다.

주자의 뚜껑은 물고기 꼬리 모양을 형상화했다.

연꽃 모양의 줄기가 손잡이에 달렸으며 비취색과 세밀한 음각의 표현이 압도적인 조형미를 전한다.

이 주자에 술을 담아 마시면 과거시험에 합격해 출세하는 어변성룡의 꿈을 떠올려 보게 될 것이다.

이런 형태의 주자에 술을 담아 성룡주(成龍酒)라고 상표를 붙인다면 마케팅에 더 성공했을 법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용은 지혜와 힘, 그리고 최고의 명예를 뜻하는 상징으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청룡에서 발생되는 기운은 자손 번창의 기운, 권력과 지도자의 기운, 재산의 기운을 대표적으로 갖고 있다. 따라서 청룡이 세 가지 기능을 다하는 지세에서는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좋고, 자손들이 훌륭하게 돼 경제적 부를 이룬다고 했다. 

입신출세의 관문을 ‘등용문’이라하고 사람이 출세하면 ‘개천에서 용났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매우 좋은 수가 생겼다는 뜻으로 ‘용꿈 꿨다’라고 해 꿈 중 용꿈이 가장 좋은 꿈으로 일컬어져 왔다.

이렇듯 용은 큰 희망과 성취의 상징이다.

코로나19 이후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의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현재의 난관을 벗어나 2024년에는 청룡을 타고 훨훨 날아올라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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