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4·3의 광풍 속에서 무고한 제주도민을 구한 ‘경찰 영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이 6·25 참전유공자로 결정됐다.

제주경찰청은 문 전 서장이 6·25참전 유공을 인정 받아 참전유공자로 결정됐다고 3일 밝혔다.

제주경찰청은 그동안 문 전 서장의 독립운동 사료를 발굴, 독립유공자 심사를 국가보훈부에 6차례 요청했지만 입증자료 미비 등의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했었다.

이에 제주경찰청은 문 전 서장이 6·25전쟁 당시 경찰관으로 재직하며, ‘지리산전투사령부’에 근무한 이력에 착안해 지난해 7월 독립유공이 아닌 참전유공으로 국가보훈부에 서훈을 요청했다.

그 결과 보훈부는 같은 해 12월 문 전 서장에 대한 참전유공자 등록을 마쳤고 그 결과를 제주경찰청에 통보했다.

제주경찰청은 문 전 서장이 참전유공자로 등록됨에 따라 제주호국원과 협의해 국립묘지 안장을 추진하는 등 경찰영웅으로서 최고의 존경과 예우를 다할 예정이다.

한편 문 전 서장은 한국전쟁 참전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광복군 등에서 항일무장 독립운동을 했다.

광복 후인 4·3 사건 당시 문 전 서장은 모슬포 좌익 혐의 주민 100여 명을 자수시킨 뒤 방면해 학살 위험에서 구하고 성산포에서 예비검속자에 대한 계엄군의 총살명령에 ‘부당함으로 불이행’한다며 거부해 총 295명을 방면하는 등 관할지역 주민의 생명을 보호했다. 이 공로로 지난 2018년 경찰청 올해의 경찰영웅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953년 9월 제주청 보안과 방호계장을 끝으로 퇴직한 문 전 서장은 1966년 6월 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유족 없이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현재 제주 평안도민 공동묘지에 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