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제주산 월동무 가격이 과잉 생산과 소비 부진으로 폭락하면서 농가들이 밭을 갈아 엎기로 했다.

㈔제주월동무연합회는 15일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에서 월동무 자율감축 경운작업 시연회를 연다. 이날 시연회는 농가의 자율 감축 결정에 따른 것이다.

앞서 제주월동무연합회는 2023년산 월동무 가격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지자 회원을 중심으로 자율 감축 신청을 접수했다. 그 결과 161개 농가가 181.5㏊를 감축하겠다고 신청했다. 

감축 신청 농가를 지역별로 구분하면 성산읍이 83농가·111㏊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구좌읍 43농가·55.1㏊, 표선면 11농가·9.7㏊ 등의 순이었다. 

2023년산 월동무의 가락시장 경락가는 지난 12일 기준 20㎏당 7937원으로, 손익분기점인 1만1550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지난달 제주 월동무 가락시장 평균 경락가 역시 전년도 대비 13.1%, 평년 대비 10.3%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제주에서는 월동무 외에 별다른 대체작물이 없는 데다 재배 기술 발달로 한파 등 기상 재해에 따른 피해도 줄면서 월동무 과잉 생산이 고착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월동무연합회는 15일 시연회를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자율 감축을 신청한 회원들의 무 경작지를 살피며 자율 폐기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제주월동무연합회 관계자는 “월동무 생산 과잉 및 소비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도매시장 경락가가 손익분기점 이하로 형성되면서 농가 경영에 위기가 발생했다”며 “자발적이고 대가없는 자율감축을 통한 수급 안정 도모로 지속 가능한 월동무 농업 기반을 조성하고자 자율감축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