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자연의벗은 최근 제주시 외도동에 위치한 레몬숲어린이집의 투명 방음벽에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했다. 제주자연의벗 제공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새가 날아오는 곳 중 하나인 제주에서 인공 구조물에 조류가 충돌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캠페인이 벌어져 주목된다.

제주자연의벗은 최근 제주시 외도동에 위치한 레몬숲어린이집의 투명 방음벽에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했다.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은 조류가 높이 5㎝, 폭 10㎝ 미만일 경우 그사이를 통과 하지 않는다는 특성에 따라 제작된 5×10 점무늬 필름이다.

이 단체에 따르면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새가 날아오는 곳 중 하나이다. 500종이 넘는 우리나라 조류 중 약 80%가 제주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개발 사업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인공 구조물과의 충돌 등으로 새들은 수난을 당하고 있다.

통유리 건물이나 투명 방음벽 등이 증가하면서 새들이 유리창 충돌(window strike)로 죽어가는 횟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립생태원이 2019년 제출한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조류 폐사 방지대책 수립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연간 약 780만 마리의 조류가 건축물의 유리창, 투명 방음벽 등의 인공구조물에 충돌해 폐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서도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조류와 구조물 간 충돌로 구조에 나선 사례만 1019건에 이른다.

이와 관련 제주자연의벗은 “구조 사례 숫자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조류가 구조물간 충돌로 죽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며 “새들이 유리창 충돌로 죽었거나 죽을 수 있는 곳을 골라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하는 캠페인을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