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고 고윤섭·이대성의 유족과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4·3기념사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4·3 형사보상금 축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법원이 제주4·3 수형인의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형사보상금 기준을 대폭 축소해 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있다.

4·3 피해자인 고(故) 고윤섭·이대성 유족과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4·3기념사업위원회는 17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지방법원의 4·3 형사보상금 축소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형사보상은 억울하게 구금 또는 형의 집행을 받거나 재판을 받느라 비용을 지출한 사람에게 국가가 그 손해를 보장해 주는 제도다. 형사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은 무죄가 확정된 해의 최저일급의 최대 5배까지 줄 수 있다. 

제주지법은 앞서 지난 2019년 재심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4·3 피해자 18명에 대해 구금일수에 따른 최저일급의 5배를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4·3 특별재심에 따른 형사보상금을 계속해서 최저일급의 5배를 기준으로 결정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8일 제주지법은 고 고윤섭 유족이 재심으로 무죄가 확정된 후 구금일수 2569일에 대해 최저일급 5배를 기준으로 총 9억4128만1600원을 청구한 것에 대해 최저일급의 1.5배를 기준으로 한 2억6435만7600원을 인정했다고 통보했다. 

고 이대성에 대해서도 법원은 똑같이 최저일급 1.5배를 기준으로 형사보상금을 산정해 통보했다.

이에 대해 유족들과 4·3 단체들은 “제주지법이 최저일급 5배를 인용하던 기존의 4·3 형사보상금 결정과 달리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1.5배를 기준으로 산정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법원에 기준 축소 경위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어 “똑같이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형사보상 기준을 기존과 달리 축소한 것은 희생자와 유족 가슴에 다시 못을 박는 처사”라며 “법원은 형사보상금 축소로 새로운 분란을 만들지 말고 4·3의 역사적 해결에 책임을 다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