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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은 대화의 상대에 따라 표현법이 다르며, 존칭어와 겸양어가 배우 발달되어 있고, 아름다움이 묻어있다. 이러한 우리말이 언제부터인가 자국민끼리 싸움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매스컴에서나, 앞집, 뒷집, 그리고 거리 곳곳에서, 악쓰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우리 사회는 사소한 것도 싸워서 쟁취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나’만을 위한 세상처럼 ‘우리’라는 개념이 없고, 가족이라는 개념이 없으며, ‘위’,‘아래’가 없다. 자식이 부모에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소리 지른다. 악을 쓰며 소리를 질러댄다. 도로에서도 목소리가 큰사람이 자기 잘못을 덮는데 한몫 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이 잘못해도 선생님이 훈계를 할 수 없다. 거꾸로 학생들이 목소리 높이고 폭언이 이어진다. 국회에서도 자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삿대질 하며 악을 쓴다. 목소리 높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 사고방식이 매스컴을 통해 드라마를 통해 우리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정의 질서가 거꾸로 되어있고, 사회의 질서가 엉망이다. 모두가 자기만 최고다. 책임지지 못하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기성세대들이 후세대들에게 참 좋은 걸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현실의 거울이라는 드라마는 거의 보지 않는 편이다. 유부녀 유부남이 바람피우는 불륜이 다반사고, 신데렐라식 부를 어떻게 하면 움켜잡을 수 있는지 가르치는 것 같고, 툭하면 울고, 툭하면 소리 지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음계의 ‘솔’톤이고 ‘라’톤이다. 악을 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드라마가 전개되는 것이 싸움터를 방불케 한다. 대화가 없고 부드러운 말들이 오가지 않고 악쓰는 소리가 짜증나서 볼 수 가 없다. 이러한 드라마들이 사회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뿐만 아니라 매스컴에서 막무가내로 쏟아져 나오는 불건전한 말과 행동들이 사회정체성을 좀먹고 있는 것이다.
요즘 한국 사람은 목청이 크다고 해야 되는지 예의가 실종되었다고 해야 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동방예의지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언제부터인가 동방무례지국으로 변화(?)했는지, 무례함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슬픔조차 자리 잡을 순간도 없이 사회는 썩어버렸다. 기성세대들이나, 젊은이들, 여자나 남자나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장소를 불문하고 예의가 없다. 내 그릇된 행동에 대해서는 합리화시키고, 상대방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악을 쓰며 따지고 든다. ‘나’만 위한 세상인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지키는 것이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진부하게 느껴지나 보다.
어떻게 하면 ‘악을 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고의식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악쓰는 사람과 부딪히지 않는 게 상책일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와 다를 거 없다. 가정과 학교, 지도층과 매스컴이 함께 나서야 한다. 우리가 자녀들을 교육시킬 때나 학생들을 교육시킬 때 단골메뉴로 쓰는 말. 솔선수범. 도덕성 회복을 위해 모두가 ‘나’부터 솔선수범하는 것이 사회정화의 시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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