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제주도 여성 정책이 道정권이 바뀔 때 마다 권력자들의 입맛대로 난도질당하고 선심성 주먹구구식 정책으로 격을 떨어뜨리는 전시 무시 행정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어 대의 기관의 냉철한 견제행위가 요구된다.

제주도가 2013년도 연간 운영비만 8억 5천만 원으로 10년간 1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되는 가칭‘제주가족여성연구원설립’을 하겠다고 나섰다.

설립 후 제주발전연구원의 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 및 조사 수행 기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처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도민 여론 수렴과정이나 충분한 공론화 없이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해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지금 도가 추진하는 가칭‘제주가족여성연구원설립’은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출범했다가 1년 만에 폐지한 道여성능력개발본부의 일부 연구기능의 겉만 지나치게 부풀린 허접한 겉치레 정책으로 그 실효성에도 의문이 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단초적인 기능만을 겉치레로 키울 것이 아니라 지금의 설문대여성문화센터 현장기능과 연구기능이 통폐합 해 다변화시대에 맞는 효율성 있는 여성정책을 담아 낼 하드웨어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가 2013년도 예산심의에서 가칭‘제주가족여성연구원설립’에 대한 부당성이나 문제점을 힘차게 외쳤으면서도 정작에 이를 견제해야하는 예산 반영시점에서는 결국 예산 전액 삭감을 배제해 사업추진을 허용해 모든 문제를 눈감아 줬다.

이유는 지역연고를 내세운 국장의 로비에 어쩔 수 없더란 얘기였다. 도민이 달아준 양심 배지로 인심을 샀다는 뜻이다.

그러나, 도의원들이 도지사에게 얻은 그 인심은 그동안 멍든 여성 정책에 있어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다.
설명하자면,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과 함께 道여성능력개발본부(당시 본부장 오경생)가 출범했다.

道여성능력개발본부는 연구·조사 교육·실습 전시 등 지금의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기능과 현재 제주발전연구원의 여성정책 연구기능을 총 망라했다.

하지만 출범 1년 만에 권력자들의 BTL 공모 사업의 희생양이 되어 공중분해됐다.

당시 여성계가 道여성능력개발본부 폐지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지만 결국 제주여성들의 안위와 미래 힘이 될 정책을 담아낼 기구의 해체를 막지 못한 것이다.

전 김태환도지사와 당시 오경생 본부장은 합종연횡해 道여성능력개발본부를 정리하여 연구 기능은 제주발전 연구원으로, 지금의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교육기능 등은 인력개발원으로 편입시켰다.

이로 인해 오경생 본부장은 인재개발원장으로 영전됐다.

그런데 그렇게 도여성능력개발본부가 조각나 공중분해 된 이유는 더 가관이었다.

당시 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의 A회사가 컨소시엄 제안 공모사업으로 건축비는 약 400억원 정도 문화관광부 문화이용시설(?) 정부-지방비 매칭 BTL 사업을 했다. 그 건물이 지금의 설문대여성문화센터다.

그런데 문화이용시설에 대해 여성 전문 이용 시설로는 정부지원이 불가능한 지원규정이 문제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 건물에 담을 기구는 道여성능력개발본부 외에는 없었는지 道여성능력개발본부가 공중분해 됐고 설문대여성문화센터가 완공된 후 조각 나 인재개발원으로 편입됐던 일부 기구가 입주했다.

A회사는 이 공사로 인하여 정부와 제주도로부터 20년 동안 매년 BTL 사업비 20억8천 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을 볼 때 이들은 한마디로 제주여성들의 안위와 미래를 위한 조직을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사고팔고 한 셈이다.

이번에 제주도가 다시 가칭‘제주가족여성연구원설립’에 나서자 도민들은 현재 제주발전연구원에 여성정책연구원으로 충분하고 필요하다면 인력을 보강하거나 설문대여성문화센터로 정책 창구를 일원화해 기구를 보완하면 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여론이다.

또한, 사업에 대한 사전 설명이나 여러 가지 관계 배경을 살피지 않은 채 집행부의 막가파식의 정책 추진행태에 대해서는 예산권을 가진 도의회가 철저한 견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는 문제에 대한 지적을 할 때는 소리를 요란하게 지르면서도 잘못된 정책을 견제할 수 있는 예산 심의 권한을 사용 할 때는 종이 한 장도 못 자르는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

대의기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도지사가 제왕적 도지사가 아니라 나약하고 능력 없는 도의원들이 더욱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우 도정 역시 전시성이 아니라 진정한 제주도의 여성들을 위한 정책 추진을 하고자 한다면 다시 한 번 고민의 여지를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