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임춘 편집국장.

‘위정자는 백성의 마음으로 마음을 삼아야 한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여론을 존중하는 정치를 강조한 말이다.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은 공공자산인 천혜경관을 훼손하여 사기업의 돈벌이 수단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도민 여론을 존중한 도의회가 인·허가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심사 보류로 이미 무산됐다. 이로써 사업예정자로 지정된 기존 사업자의 권한과 도의회에 제출된 환경영향평가서 또한 사문화 된 듯하다.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이 무산된 것은 도민들이 공공적 환경자산의 사적 소유화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관철된 것이며, 당시 도지사가 철권으로 밀어 붙인 독단적 정책 결정에 대한 도의회의 견제의 책임을 발휘 한 본보기다. 이는 제주해군기지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심사보류 와해가 터준 ‘강정 해안변 연안보전지역 해제동의’ 의 전례와 비교할 때 도의회가 집행권력의 횡포를 결사적으로 막아낸 상징물이 되었다.

우근민 도지사도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대도민 공약으로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추진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도정 출범 후에도 지역방문에서 사업대상지 인근 지역 주민들의 합의만이 아니라 제주도 전체적인 공공적 환경 차원에서 봐야 한다며 사업추진 반대 를 표명했다. 그러나 우도정이 대의기관의 작용을 통해 수렴된 도민 여론을 무시하며, 이에 동조하는 스스로의 대도민 약속을 대외적 공표까지 한 이후 비양도 케이블카 정책을 재추진하는 것은 도정불신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돌연 우지사가 입장을 바꿔 사업자가 신청한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예정자지정 신청을 받아 들여 사업예정자지정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사유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도민의 반대 의사로 분명한 결론이 내려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도정-도민간의 신뢰관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약속을 스스로 짓밟는 권력자의 횡포이다. 더불어 제왕적 도지사라는 불명예를 얻을 수밖에 없도록 한 처사이다. 사업추진 이유로 도민들을 향한 쓴 소리 차원의 원시시대 발언은 천혜의 자연 환경을 최고의 자산이라고 여기는 도민들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는 민의를 경시하는 오만한 권력자의압력이다. 이미 개발보다 보전에 가치를 두고 방침을 세운 공약 및 세계7대경관을 추진해온 도지사의 일련의 발언들을 봤을 때, 이는 명백한 자기부정이다. 또한 과거 뒷방 정치인 6년 세월을 청산할 수 있도록 한 유권자들의 선택을 무용하게 한다. 우지사가 이렇게 도정에 대한 도민들의 불신을 자초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치인의 말에는 항상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 또한 도지사가 대도민 약속을 뒤집으려면 그에 납득할 만한 충분하고 명확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또한 충분한 여유를 둔 설득의 시간이 필요하다. 비양도 케이블카 정책 추진의 경우 공공재인 경관자산위에 세워지는 만큼 세수 확대를 위한 공기업에서 추진의 방안을 선택하는 방안을 선택하는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한 자연훼손임을 명백히 해야한다. 도지사와 해당 사업자가 재추진 명분으로 내민 30년 후에 기부채납은 오히려 쓰다 남은 고철을 도민 혈세로 쓰레기를 치워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고 도민을 우롱하는 발칙한 요구일 뿐이다. 이러한 사기업의음 음흉한 술수에 도지사가 합종연횡 할 수 있는가. 권력이 중심을 잃으면 사회가 혼란스럽고 인·허가에 따른 특혜와 부정부패가 따르게 마련이다.

우지사는 6년 만에 도민 심판대위에서 절절하게 자신의 정치적 명예회복을 호소하며 대도민 약속을 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이미 도민 평가를 받고 원점으로 돌아간 비양도 케이블카 재추진을 위한 사업예정자지정을 위한 절차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만약 도지사가 자신을 부정하고 도민을 부정하고 사기업의 이윤 창출을 위해 공익을 저해하는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면 이는 자기 정치 철학을 배신하는 것이자 도민을 배신하는 것이다. 이 같은 위정자는 더 이상 도민의 지도자도 아니고, 지도력을 잃은 권력자에 지나지 않는 사기업과 결탁한 부정하고 비리한 정치인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비리 정치인이라는 것이 꼭 현금만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그 업체에 측근을 취직 시키는 것도 있고 지나치게 예를 받는 것도 있고 남다른 친함으로 권력의 힘을 실어주는 것도 있다. 이런 것들은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공익적 가치의 훼손으로 도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정치인으로서 도덕적인 마음의 양심적 비리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것이다.

도덕경에서 부쟁(不爭)으로 정치원리를 삼은 위정자의 무위의 정치가의 자세를 가르쳤다. 강과 바다가 낮은 곳에 있으므로 온 갯물이 모여 들어 커지는 것과 같이 위정자가 백성의 윗자리에 서려고 하면 반드시 언사를 낮추어야 하고, 철인 정치가가 다스리는 곳에는 백성들이 압력을 느끼지 않고 위정자가 백성들의 앞에 서도 그들이 전진을 막는 방해물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민감한 대도민 약속을 도민의 이해 없이 독단적으로 쉽게 입장을 변화로 돌아설 수 있는 위정자는 분명 없는 것만 못한 민의에 방해물이라고 할 것이고 도민을 향해 상처가 되는 민의에 반하는 권력자의 발언은 도민들에게 압력일 수밖에 없다. 이런 도지사가 가히 이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상인지 도민들이 냉철하게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만약 오는 30일에 예정된 케이블카 사업 추진 권한을 부여하는 사업예정자지정이 이루어 질 경우, 우지사는 자신을 정치적 명예회복을 시켜준 도민을 상대로 대도민 사기극을 벌인 더 이상 도민의 도지사이길 포기한 위정자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