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한국전쟁(6.25사변)에 참전해 목숨을 잃은 한 전쟁영웅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한국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장진호 전투Battle of Chosin Reservoir에서 목숨을 잃은 한 미군중령이 사후 62년 만에 신원이 확인되어 이달 17일 워싱턴근교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라는 소식이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페이스 중령으로 장진호전투에서 목숨을 잃고 이름 모를 능선에서 임시로 파묻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보다 앞선 2009년에도 무려 65년 동안 서태평양 차가운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로버트 스틴슨 사병의 유해를 발굴해 캘리포니아의 리버사이드국립묘비에 안장한 적이 있다. 장진호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는 그때 살아남은 참전용사들이 ‘초신 퓨Chosin Few’라는 모임을 만들의 생환기념을 자축하는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영어의 ‘few’는 ‘거의 없는’이라는 뜻이며 초신Chosin은 장진의 일본식발음표기이다. 따라서 초신 퓨Chosin Few는 ‘거의 다 죽고 극소수만 살아남은 전투’라는 뜻이 된다. 당초 북괴의 임시수도인 강계에 김일성이 숨어 있다는 첩보를 접하고 김일성을 사로잡아 전쟁을 끝내자고 시작된 작전이었다. 이 시점에서 연합군사령부가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가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한낮엔 영하 20도 안팎이지만 한밤엔 영하 40~50도까지 내려가는 개마고원의 악명 높은 추위를 간과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중공군수뇌부를 무시 한 것이었다. 연합군이 장진호를 거쳐 압록강으로 진격해 오리라는 것을 간파한 중공군은 10개 사단병력을 풀어 골짜기를 타고 오는 미군과는 달리 산등성이를 타고와 요처 요처에 매복해 있었다. 산등성에서 아래를 보고 있던 중공군은 솔개가 병아리를 노리듯 연합군의 동태를 파악하며 기회만 엿보고 있었던 반면 골짜기를 타고 진군하던 연합군은 하늘위의 솔개 떼를 볼 겨를이 없었다. 전투는 일방적으로 전개되었다. 절대 불리한 상황에서 연합군은 믿기지 않는 투혼을 발휘해 열배가 넘는 중공군의 대 공세를 버텨내었다. 12월 1일 드디어 난관에 처한 유엔군에게 철수명령이 떨어졌다. 이 와중에 페이스 중령이 목숨을 잃었다. 2004년 미국방위 소속의 유해발굴단은 북한에 들어가 생존병사의 증언을 토대로 페이스 중령의 유해라고 추정되는 한줌의 흙과 거의 마모되고 없는 치아를 찾아내어 법의학자에게 넘겼다.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말 과학자들은 페이스중령의 신원을 밝혀내었다. 필자는 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지났음에도 자국병사의 유해를 지구 끝까지 찾아가 발굴해내어 기어이 신원을 밝혀내고 최종적으로 고인의 넋을 추모해주는 미국정부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미국시민에게 가슴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 작금의 한국은 좌파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 보니 그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한국은 아는 영어단어와 한자가 다 합해서 백 개도 안 되는 김광진같은 허접대기가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백선엽 전 참모총장에게 민족반역자라는 십 원짜리 막말을 내 뱉고도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다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