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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 일원의 소나무가 언제 재선충 병으로 사라질지 모를 위기에 직면해 있다. ‘소나무 숲이 없는 제주’란 너무 황당하고 끔찍해 생각조차 하기 싫다.
하지만, 우려가 실제로 현실이 되는 일들이 많아 그렇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잘 아다시피 제주지역 소나무 재선충병의 확산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미 지난 해 말부터 제주도의회의 제주도 관련부서 사무감사에서 재선충병의 확산을 지적한 바 있고, 많은 도민과 환경을 사랑하는 단체와 사람들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깊은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제주도의 대응은 너무나 안이하고 무책임했다. 만약, 환경행정을 책임진 제주도가 이들의 경고를 심각하게 여기고 적극 수용해 재선충에 감염된 고사목을 베어내는 등 대대적인 방제활동에 나섰더라면 지금의 재선충병 재앙은 자초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소나무 재선충병의 확산을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로 규정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제주도의 자산은 뭐너뭐니 해도 자연유산이다. 더욱이 세계자연유산을 이렇게 무책임하게 관리해 왔다니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제주도는 곳곳의 소나무가 재선충병으로 신음하다 죽어가는 사이에도 ‘세계자연유산’ 홍보에 열을 올리는 데에만 급급했다. 특히 지난 봄에는 결국 실패한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유치에 매달려 정작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에는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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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만8000여 그루에 지나지 않았던 재선충 소나무 고사목이 올해는 22만 여 그루로 10배 넘게 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주도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내년 봄까지 고사목을 모두 제거해 더 이상 재선충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고 하지만 결과는 지켜봐야 알 일이다.
특히 많은 도민들은 재선충병이 1년새 엄청나게 확산된 것도 문제지만, 미리 서둘러 방제작업에 나서지 않고 미적거린 제주도의 직무유기에 대해 더 분개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까지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공무원도 한 명 없다.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직무를 거부하거나 유기(버림)하는 것만 직무유기가 아니다. 맡은 일이나 책임을 다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도 직무유기에 속한다.
지금쯤 누군가 대재앙에 가까운 소나무 재선충병의 확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마땅하다. 현재 제주도의 환경업무는 환경부지사가 맡고 있다. 환경부지사 직제아래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장과 4개관.과(환경수도정책관.환경관리과.환경자산보전과.녹지환경과)가 운영되고 있다.
적어도 사실상 환경업무의 실질적 책임자인 김선우 환경.경제부지사부터 먼저 막대한 피해를 막지 못한 재선충병의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분노하는 도민들에 대한 예의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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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해 7월 환경.경제부지사에 취임했다. 그로서는 지난 여름 지독한 가뭄과 무더위 등 자연현상도 소나무 재선충병을 확산시킨 원인이라는 점에서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부임한 이후 소나무 재선충병이 확산된 게 분명하고, 신속한 방제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늘어난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소나무 재선충병이 만연한 시기인 지난 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제주도 해당 부서 공무원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주도는 이들에 대해서도 책임의 경중을 가려 연대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흔히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들 말한다. 하지만, 반드시 허술한 외양간을 고쳐야만 더 많은 소를 잃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강원도는 2007년 재선충이 발병한 6ha의 산림을 벌채한 후 18개 시.군이 산림병해충예찰단을 편성해 철저한 예찰과 시료를 채취해 검사하는 등의 노력으로 재선충병 청정지역을 만들었다. 제주도는 지난 5년 동안 재선충병이 발생하지 않은 강원도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방안도 모색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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