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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고성리 소재 사적 제396호 항파두성(缸坡頭城)은 고려 후기 1271년(원종 12년)에 축성된 토성이다.
당시 여.몽(고려.몽고) 연합군에 맞서 싸우다 진도 전투에서 패한 삼별초(三別抄)의 김통정 장군은 군사들을 이끌고 이곳 고성에 들어와 안팎에 이중의 성을 쌓고 연합군에 항거하다 1273년 대패해 전사하고 만다.
최근 이곳 항파두성이 삼별초 내(강화도 중심의 삼별초) 동일 집단에 의해 건축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재)제주고고학연구소의 성지 발굴조사 결과 9동 이상의 건물터가 확인됐고, 갑옷.철모.화살촉 등 무구류와 와전류.철기류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는 것이다.
항파두성은 사실상 제주의 유일한 유적이다. 관덕정, 정의현청, 대정현청 등 오래된 건축물들이 있긴 하나 모두 조선시대에 축조된 것들이다.
따라서 항파두성은 제주의 상징적 유적지로서, 외세에 항거해 싸우다 작렬히 전사한 선조들의 한 맺힌 삶의 터전이요, 전장이었다는 점에서 도민들은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더욱이 오랫동안 묻혀졌던 이 일대가 1976년 ‘항파두리항몽유적지’로 지정된 후 1978년 항몽순의비(抗蒙殉義碑)를 세워 추모의 장으로 만든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다.
이제 한참 늦긴 했지만, 제주시가 37년만에 이곳 성지의 발굴 조사를 의뢰해 삼별초군의 생활상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아무쪼록 제주시는 유적지를 발굴 조사하는 데 에만 그치지 말고 내성의 원형을 최대한 보전해 문화유산으로써 뿐만 아니라, 제주의 유적 관광지로 가꿔나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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