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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드디어 1000만 명을 돌파했다. 28일로 대망의 ‘1000만 관광객 시대’가 열렸다.
제주도는 2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 대합실에서 1000만 명 입도 관광객 환영 기념행사를 열고 국내·외 관광객들과 함께 역사적인 이날을 자축했다.
제주도는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면적이 좁은 지역( 1845㎢)이다. 서울시 면적의 갑절이나 되지만, 한라산과 중산간 지역을 제외하면 주거지는 넓지 않은 편이다.
이런 곳에 한 해 서울시 전체 인구에 해당하고, 전국 인구의 5분의 1이나 되는 엄청난 사람들이 다녀간 것이다. 지난 1966년 겨우 10만 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47년 만에 무려 1000만 명 시대를 열었으니 제주의 역사를 새로 쓰고도 남을 대단한 위업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날 유배지로, 말(馬)의 고장으로, 돼지나 키우는 곳 등 이런저런 이유로 무시당하고 외면받던 변방이 반세기 만에 온 국민이 꼭 가보고 싶고, 살고 싶은 아름다운 섬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모든 국민들 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동경하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것은 일찍부터 ‘우리도 하와이와 같은 세계적인 관광지를 만들어 보자’는 도민적 열망과 결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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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관광객 1000만 시대의 감흥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관광객 증가가 주민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별로 많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로, 연간 관광객이 100만~300만 명에 불과했던 1980년대가 오히려 제주관광이 최대 호황기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시 관광은 학생·친목 등 단체관광도 많았지만, 신혼부부와 일본인 관광객 등 돈을 넉넉히 쓰고 가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당시 농민들이 주축이 돼 운영한 관광농원과 토산품점, 여관, 여인숙, 골목가게 등이 모두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오늘의 관광시장은 어떤가. 관광소득 대부분이 호텔과 면세점, 대형마트, 항공회사 등 한정된 업체의 몫이 되고 있다. 더욱이 상당 수 관광객은 배낭을 맨 1일 올레길 또는 한라산 등반객들이다. 이들은 아침에 여객선으로 입도해 가지고 온 도시락을 등반길이나 올레길에서 점심으로 해결하고 저녁에 다시 여객선이나 항공기를 타고 제주를 떠난다.
이런 형태의 관광객은 도민들의 관광소득과 무관할 수밖에 없고, 오히려 쓰레기만 떨어뜨리고 가는 거의 도움이 안 되는 관광객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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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광객 시대 개막’이 마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지만 봄 느낌이 아님)과 흡사한 느낌을 받게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목표는 달성보다 수성(守城)이 더 어렵다고들 한다. 우선 이뤄낸 목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관광객 수에 급급한 양적관광보다 질적관광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더욱이 관광객 1000만 명 수성은 최근 중국의 ‘여유법’ 시행으로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아래 덤핑관광, 강압적 쇼핑 유도, 질 낮은 관광상품 등을 제한하면서 저렴했던 제주관광이 위축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이미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크게 줄었다.
제주도 등 관광당국은 여유법의 취지에 맞게 고품질 관광 등 질 높은 관광정책을 내놔 다시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일본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주도가 관광객 1000만 시대에 들떠 있을 수만 없는 이유는 또 있다. 관광소득이 특정 부문에 편중되지 않고 도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관광수입 중 일정액을 주민들에게 분배해 전 주민의 관광지의 혜택을 보는 하와이 등의 사례는 귀감이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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