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대수 국립수산과학원 자원환경과장

제주도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자기가 원하면 언제든지 다 볼 수있고 느낄 수 있지만 유독 한 군데는 물 때라는 제한을 받아 아무 때나 관광을 할 수없다. 즉, 물이 밀물인가? 썰물인가? 조석표를 보아야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관광할 시간이 만조시간인지 간조시간인지 잘 파악해야 시간내고 돈내어 할애한 관광시간을 좀 더 보람차고 멋있게 멋진 해안가에서 바다내음을 맡으며 만끽할 수있다는 것이다. 그 곳은 바로 해양 기후변화의 영향과 적응이 일어나는 곳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 용머리 해안이다.

조석의 주기는 하루에 두 번의 썰물과 밀물이 있다. 상식적으로 음력 초하루(1일)와 보름때 (15일)의 관광을 즐길 수 있는 낮 시간의 간조(썰물)는 보통 오후 1이에서 6시경이다. 그러니까 이 때의 용머리 해안의 관광은 오후로 코스를 잡는 것이 좋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약 40년 동안 제주도 연안의 해수면은 약 22.8cm나 높아져 제주도의 필수 관광코스인 용머리 해안 산책로도 요즘 만조 시간에 물에 잠기는 시간이 두 시간 이상된다는 것이다. 음략 초하루와 보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오전 시간에는 제주도 연안은 밀물 시간이되는 것이고, 간조 시간이 되어도 옛날보다는 물이 덜 빠진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요즘은 스마트폰에 앱(app)이 잘 개발되어있어 누구든지 쉽게 조석표를 볼 수 있는 간편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몇 년전만하여도 물때를 잘 몰라 용머리해안을 둘러보러갔다가 용머리나 산방산에서 먼 바다만 바라보다 돌아가기도 하였다.

용머리와 사계리 주변 바다는 사니질대가 많이 형성되어있다. 요즘 다양한 아열대 생물들이 이곳으로 이사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니질대에는 조개같은 패류밖에 없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용치놀래기(어랭이)의 암컷에게는 매우 좋은  서식처이기도 하다. 용치놀래기는 암초나 해조류 주변에서 활동하지만 때로는 모래 속에 숨어사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거친 환경의 영향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나 생물이나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고있지만 제주도 주변바다에는 최근 몇 년동안 다양한 아열대 생물들이 바다에 관계없는 사람이라도 관심을 가질만한 쇼킹한 사건은 2011년 8월에 우도 서빈 백사장 해수욕장 연안에 길이가 2m나 되는 청새리상어 1마리가 출현하여 꼬리를 잡고 당기는 화면이 인테넷상에 올라와 신기하기도 하였고 놀라기도 하였다. 이제 제주도 바다는 아열대 생물들이 연안어장에 터를 잡고 번식하면서 토착화되고 있으며 기존에 있던 생물들과 때로는 경쟁하지만 서로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곧 적응이다.

용머리해안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이 형제도이다. 사계리 앞바다는 예로부터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모레밭 주변에는 용치놀래기, 황놀래기들이 서식한다. 이 물고기들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놀라거나 수온이 차가워지면 모레 속에 들어가 산다. 암놈과 수놈으로 살다가 생활여건에 따라서는 성도 전환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물물도 기후변화에 대한 빠른 적응력을 키우고 있을 것이다.

형제도 주변에 서식하는 자리돔을 먹기위하여 겨울철에는 방어가 모여들어 수많은 사람을 기쁘게하고 설레이게한다. 이번 달에 모슬포 주변에서 있었던 방어축제의 현장에서 생선회를 즐기며 우리나라 최남쪽의 해양환경 변화와 수산생물의 적응을 수 많은 사람이 느껴 보았을 것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런 방어들을 잡어먹기위하여 북상하여 서식하는 상어류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것도 새로운 해양생태계의 변화이자 진동이며 생물이든 사람이든 해양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제주도 주변의 해양생태계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생물들이 적응의 몸부림이 들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