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슬이 좋아 보이는 사장님 부부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점심을, 저녁을, 야식을....

만인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단골 메뉴 ‘치킨’
그런데 튀긴닭만 치킨이다? 그것도 옛말이다.

장 씨는 오픈 몇 시간 전부터 나와서 재료를 준비한다.
“숯도 준비해야 하죠, 닭들도 초벌구이 해야하죠, 이 때가 제일 바쁜거 같습니다”
부인은 더욱 분주히 움직인다. 그는 주로 가게 전반을 관리하고, 남편은 재료 수급과 배달을 겸행한다고 한다.
김 사장이 재료를 구해오니, 어느새 주방이 꽉 찼다.

어떤 ‘닭’을 쓸까? 부부는 그들만의 비법이 있다고 한다.
김 씨는 “아내가 예전에 닭 공장에서 일했어요. 그래서 좋은 닭이 뭔지 누구보다도 잘 알죠”라며 “이게 오랜 시간의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병아리에서부터 몇일동안 컸는지, 발육상태는 얼마나 됐는지. 모두 고려해야하죠”라고 말했다.
부인 장 사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닭’을 쓰는 겁니다”며 “냉동닭으로는 절대 바비큐 못만들죠”라고 했다.
생닭은 비싸서 치킨 가격도 비싸지 않으냐는 질문에 “저희는 유통마진을 최소화 해서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드릴 수 있습니다. 전에 일하던 공장에 인맥들도 한몫 했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선별된 생닭들은 초벌구이를 거쳐 숯불위에 올려진다.
그리고는 부부의 손길에 어느새 맛있는 바비큐로 재탄생 된다.
숯불위에서 바비큐를 굽고 있으면, 어느새 밖에 사람들이 몰려 구경한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되게 신기해요, 요즘 아무리 여러 가지 치킨들이 나온다지만, 이렇게
지나가던 시민이 손님이 되어버린 순간이다.

▲ "얼마나 구워야 하는지, 언제 양념을 바르고 잘라야 하는지가 관건입니다"

“얼마나 구워야 하는지, 언제 양념을 발라야 하는지, 언제 잘라야 하는지. 이런것들이 바로 ‘맛’의 차이를 미세하게 바꾸는 요소입니다”
실제로, 분점의 교육생들은 이 부분을 가장 힘들어 한다고 한다.
“분점을 내려면 저희가 한달을 교육시켜요. 저희는 중요시하기 때문에 꼭 금슬좋은 부부로만 지원받아 분점을 내줍니다. 금슬 좋은 부부로 이루어진 음식점은 곧 잘 돼거든요”
현재 분점은 이곳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7호점 까지 개장돼 있다.
부인 장 사장은 “한림에서 신제주, 서귀까지 제주 전 지역에 분점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라며 “더 많은 도민들에게 이 맛을 전해주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저희들이 직접 개발한 메뉴 ‘닭똥집튀김’한번 드셔보실래요?”
그녀는  능수능란한 솜씨로 닭똥집에 반죽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어떤 ‘가루’를 넣는 것이었다.

장 씨는 “닭똥집 튀김은 처음엔 서비스 안주식으로 나갔는데, 반응이 너무 좋은거에요” 라며 “손님들이 ‘계속 달라기도 미안하니 차라리 정식 메뉴로 등록시켜라’ 라고 해서 어느새 저희 정식메뉴가 됐습니다” 라고 말했다.

“우리 치킨의 ‘맛’은 누구나 못 따라하죠. 저희가 수백 수천번의 개선과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맛이기 때문입니다”
사장님 부부는 무엇보다 ‘맛’에 있어서는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요즘같이 무수한 프렌차이즈 치킨집이 쏟아져 나오는 때에 가게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한결같은 맛과 정성때문인 것 같았다.

“네 제주 국제공항이요? 알겠습니다. 금방 배달해드리겠습니다”
제주 국제공항에서도 배달이라니? 김 사장님은 의외로 공항에서 많은 주문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남편 김 사장은 “보통 스튜어디스분들이 시키죠. 다른 지역에서 제주를 들를때 잠깐 쉬는 시간을 이용해 배달을 부탁하십니다” 라며 옛날 회상을 했다.
“언젠가 비행시간이 늦어서 한 40분 정도 기다린적이 있어요. 그때 농담삼아 ‘다시는 공항 오지 말아야겠네’라고 하니 스튜어디스분들이 울상을 지으면서 정말 미안해 하시더라구요. 이젠 스튜어디스분들 뿐 아니라 기장님들까지 찾는 제주공항의 얼굴마담이 됐습니다” 하고 자랑스러워 했다.

“배달을 나갈 때는 꼭 쿠폰을 챙겨 드려야 합니다”
다른 치킨집과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쿠폰제’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곳 치킨집의 그 오랜 세월은 황당하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생긴다고 한다.
장 사장은 “저희는 3년마다 쿠폰을 갱신하기 때문에 언제 언제 발행된 쿠폰인지 다 알아요. 근데 어느 손님이 12년전 쿠폰을 가져오신거에요” 라며 “가져오면서 ‘혹시 이것도 돼요?’ 라고 물어봤어요. 저희는 너무 황당했지만 이내 ‘어떻게 이걸 안 버리고 모으셨네요?’ 라고 웃으며 치킨으로 교환해 드렸습니다”라고 말하며 이내 웃었다.

어느새 손님이 모여 매장 안이 꽉 찼다.
개중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꽤 눈에 띄었다.
장 사장님은 “어느샌가 중국인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라며 “언젠가는 중국인들이 단체로 와서 줄서서 기다리며 먹더라구요. 새삼 바비큐가 중국인 입맛에도 맞는구나..하고 느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특히 요즘같은 연말에 아르바이트 생들로 일손이 부족할 때, 사장님 부부의 딸인 제주대학교 간호학과에 다니는 김지나(21)양이 와서 일을 도와준다고 한다.
그녀는 일을 많이 해본 솜씨인 듯 능숙하게 곧 잘 서빙과 주문을 도왔다.
“저희 딸한텐 정말 미안하죠. 학교 열심히 다니면서도 일도 도와주고 얼마나 착해요?”
지나양은 “물론 몸이 힘들기는 하죠, 하지만 엄마아빠는 힘든 내색을 안해요”라며 “어떨땐 정말 ‘안힘든가?’싶더라구요. 하지만 엄마아빠가 우리 가족을 위해 힘든줄도 모르고 일하고 있다고 생각할 땐 저도 같이 힘이 나요”라고 말했다.
그때 아버지 김 사장이 “아, 물론 용돈은 챙겨 줍니다”라고 말하자 가족들은 한바탕 웃었다.

하루종일 몸이 뜨거워 지도록 숯불앞에서 바비큐를 구워도, 이곳 저곳 힘들게 배달을 다녀도, 그들은 힘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물론 힘들었죠. 하지만 어느샌가 부터 저희 가족이 서로 힘이 돼주고 있다는걸 느낍니다”
김 씨는 “아까도 말했지만 저희는 ‘금슬’을 중요시 여겨요. 물론 저희 금슬도 남부럽지 않습니다” 라며 “금슬이 좋으니 늘 웃을수 밖에요. 오늘도 우리가족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미소지었다.

‘치킨 레드오션’, 이미 포화상태인 치킨집의 수명은 짧으면 2~3년, 길어야 5년이라고 한다.
하지만, 같은 메뉴로 20년 가까이 매장을 꿋꿋이 지켜 나가는 이들 부부.
마치 이들 부부의 웃는 모습이 손님들의 발걸음을 끌어드리는 것만 같다.

▲ 남문 숯불 바베큐&치킨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