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유독 한·중 FTA 협상안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제주산 무, 당근, 양배추, 양파, 마늘 등의 월동채소가 85%에 이르는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농가의 주된 상품이 감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지역기후로 인해 겨울철 채소수급량을 대부분 제주도에서 조달하는 상황이므로 제주농민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부에 따르면 내달 9차 협상테이블에 내놓을 초민감품목 농산물로 잠정 선정된 47개의 품목에 제주도가 정부에 건의한 7가지 지역특산물이 브로콜리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들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제주도 지역경제가 관광산업은 물론 상당부분 농·수·축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가격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중국산 산물이 관세없이 개방된다면 제주도가 입는 경제적 타격은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다.
제주도는 감귤, 당근을 포함한 각종 농수산물 54개품목군이 초민감품목으로 포함되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제주도의 요구가 어느정도로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18일 중국 상무부의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서 한·중FTA로 중국농산품이 무관세로 한국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한국 농민들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하였다.
FTA 협상은 장기적으로는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될 수 있는 조치이며, 특히 농산물 개방이 되더라도 한국 농산물의 상품 질의 경쟁력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중국대변인의 발언은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다. 중국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가능한 한 한국의 주요 소비 농산물 품목의 범위를 확장하려고 하고 있다.
물론 1차산업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들도 협상 대상이기에 전적으로 중국의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나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도 협상테이블 상에서 한국의 전체적 득실을 고려함에 있어 농·수·축산업이 일정부분 희생해야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농가들은 대부분 국내 생산품목의 보호를 위해 제외해야 함을주장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되는 상황에 비추어 초민감품목에 지정된 품목은 큰 변동상황은 없을 것이다.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제주도가 요구하는 품목의 상당부분이 초민감품목에 지정될 것이라 전망되더라도 FTA 발효이후의 상황을 낙관만 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무조건적인 낙관보다는 향후 열위에 있는 가격경쟁력을 상쇄할 수 있는 상품의 질의 경쟁력에 있어 우위을 점하고 이를 공고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에 대해서도 진지한 대응모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의 농·축산물은 어떤 식으로는 중국의 그것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을 수 없다.
중국과 한국의 농·축·수산물의 소비패턴이 유사하고, 지리적 접근성이 미국, EU국가들에 비해 뛰어나므로 1차산업분야에 있어서는 한미 FTA, 한·EU FTA보다 한·중 FTA에 따른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전문기관들의 분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중 FTA 체결 10년 후 개방수준에 따른 시나리오별 분석결과 농업생산액 감소가 최소는 2400억 여원에서 최대 2조3500억원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이 상당히 유리한 협상안을 관철시키더라도 농업생산액의 감소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그 규모는 최소한이더라도 한국1차산업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됨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제주도 자체적인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인접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농산물이 안전성이 우위에 놓인 상황에 제주도의 청정환경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상품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1차산업 의존도가 높은 제주도는 이에 대한 경제적 연구와 투자, 대응책 마련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역할은 도정에게 있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