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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주 명예문학박사/애월문학회장 |
바꿔야 한다.
「김통정 장군이 내성의 쇠문을 굳게 잠그고 있었기 때문에 여몽연합군이 도저히 침입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하면 쇠문을 부술 수가 있는가?” 여몽연합군 장군의 물음에 “예, 장군님. 철문 밑에 장작을 놓고 열나흘만 불을 때면 쇠문은 자연이 녹아떨어집니다.” 내성으로 들어가지 못해 여몽연합군에 붙잡혀 있던 김통정 장군 휘하의 아기업게가 건성으로 대답했다. “해 볼까?” 이렇게 하여 14일 동안 쇠문 밑에 불을 피워대니 철문이 녹아 여몽연합군은 내성을 점령할 수 있었다. 나중에 김통정 장군은 비법을 알려준 아기업게를 데려와 죽이니 그 자리가 피로 물들었으며, 안오름이 붉은 것은 그 때문이라는 설이 전한다.」
‘아기업게 말도 들을 땐 들으라’라는 속담이 생긴 근원이다.
아기업게 심정으로 작금의 교통문화를 짚어 보려한다.
출근길이다. 제주시에서 잘 달리던 자동차는 애월읍 구엄지역에 가면 지옥이다. 2차선 도로인데 2차선을 몇 달째 공사를 해 대니(현재 완공) 교통문화가 엉망이다. 이를 보니 가깝고도 먼 나라(나라 이름은 쓰지 않겠다.)의 교통문화 두 가지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 첫째가 도로 공사는 출퇴근 시간에는 전면 중지한다(공사지역을 임시로 덮었다가 다시 파내어 새로운 작업을 한다.). 이는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교통문화정책의 일환이다. 출근시간에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을 국가 경쟁력을 위한 시간으로 돌려주자는 심산이다. 그래서 “국민은 가난해도 나라는 부자다.”라는 말을 듣는 나라로 알려졌다. 그 두 번째가 단체 수학여행차량을 관리하는 교통문화이다. 보통 수학여행 시 단체 관광버스는 1번 차량이 제일 나중에 출발한다. 이는 교통정리를 하는데 상당히 효율적이다. 1번 차량이 들어오면 그 단체 수학여행 차량이 모두 마감됐다는 걸 헤아리지 않아도 근방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이에 “배울 건 배우자.”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넓은 마음 가지고 가깝고도 먼 나라의 교통문화를 한번쯤 시행해 보면 어떨까?
출근길, 아주 낯선 광경을 보았다. 신엄중학교 정문을 기점으로 좌우 100여 미터가 공사 구역이다. 이 짧은 구역에 교통 체중이 심각하여 밀리는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러다 신엄리 마을 정류소를 벗어나면 곧게 뻗은 도로가 있다. 출근시간에 단 1분의 시간을 다투며 초초하게 그 기나긴 터널을 벗어나면 훤히 트인 길이 나와 당연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아뿔싸! 과속 단속기가 유유히 과속 차량을 찍고 있다. 정말 기막힌 타이밍에 기막힌 장소 선정이다.
지금이 교통 준법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 말한다. 무질서했던 교통문화를 바로잡으려고 교통 준법을 지키자는데 누가 토를 달겠는가? 교통 범칙금 부과가 지난해보다 63% 증가했다는 사실만 봐도 준법정신이 부족함을 반성하게 된다. 물론 범칙금 부과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한다. “정부가 교통·경범죄 단속으로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질의에 “최근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하고 교통법규 준수율도 하락해 단속을 강화했을 뿐, 모자란 세수를 채워 넣기 위해 단속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고 대답한다.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 소년의 말이다. 이제 우리의 교통문화도 이런 전철은 밟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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