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언 한국마약범죄학회 제주지회장,중독전문가

어느덧 연말이다. 다사다난했던 계사년이 저물어가면서 한해를 돌아보고 희망찬 내년을 준비하려는 송년회 모임도 잦아지고, 그만큼 술 마시는 날도 많아지게 마련이다. ‘술을 마셔야만 잠을 잘 수 있다’는 한 중년 남성의 넋두리는 술이 우리 생활 속에 얼마나 중요한 문화 내지 습관으로 자리잡고 있는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만취한 상태로 잠이 들면 깨어날 때 온 몸 구석구석이 불편함을 드러내며 아우성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잠을 자는 동안에도 숨이 막히는 듯 괴로워 ‘다시는 많이 마시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다시 또 술잔을 드는 자신을 보며 ‘혹시나 내가 알코올 중독이 아닐까’ 걱정하는 이들이 꽤 있다고 한다.

알코올은 뇌로 가는 산소를 차단해 뇌세포를 파괴시키다 못해 환각을 일으키게 하며 신체반응을 둔화시키고, 지방간이나 간경화, 위염과 위궤양, 췌장염, 심근경색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만약 술을 마시는 도중에 간혹 헛배가 불러오거나 왼쪽 옆구리가 아프고 두통을 느낄 정도가 되면 뇌와 간장의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어 알코올 중독의 초기단계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