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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사장님은 초등학교 졸업생.’사회 각계 유명인사들이 허위 학력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요즘, 한 초등학교 졸업 학력의 중소기업인이 화제다.
주인공은 박세준(62) 앤텍바이오 사장. 그의 이력서 중 학력은 ‘독학’ 이란 단어 딱 한 줄뿐이다.
그는 140여개 발명특허를 출원하고 첨단 기술로 무장한 2개의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2003년부터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학력(學歷)보다는 학력(學力)의 소중함을 몸으로 보여준다.
회 사 홈페이지(www.en21.com)에는 당당하게 ‘독학’이라고 적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어차피 학력으로서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언급하지도 않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나온 뒤 바로 ‘밥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느 학교를 졸업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냐로 평가받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의 경력은 이력서 2장을 넘어갈 정도로 길고 화려하다. 1970년대엔 서예강사와 서예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88년 지도 제작업체 ㈜우성지도를, 96년에는 바이오벤처인 앤텍바이오를 설립, 2개 기업의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발명특허는 총 140여개를 출원해 현재 42종이 실용화돼 사용 중이다. 이 같은 공로로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과 ‘발명의 날’ 행사에서 대상인 ‘세종대왕상’(98년) ‘특허청장상’(99년) ‘대통령상’(2001년) 등을 차례로 받았다. 지난 5월 ‘발명의 날’에는 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저서는 7권에 이른다. 자서전인 ‘나는 돌머리’를 비롯해 ‘체험으로 말하는 창업 노하우’ ‘성공 키워드’ ‘21세기 3ㆍ1운동’ ‘www.초고속 성공 키워드’ 등 초등학력자가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책들을 직접 저술해 출간했다.
성공적 중기경영과 발명 노하우를 인정받아 그는 2003년부터 아주대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도 하고 있다.
박 사장은 유명인사들의 학력 위조 사태에 대해 “자신의 됨됨이나 성과보다 잘 포장된 겉모습으로 인정받으려 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력서의 길이를 학력으로만 채우려 하지 말고 학력란의 부족한 부분은 더 많은 경력으로 보충하면 이력서의 길이가 남들과 같아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사장의 ‘짧은 학력’은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줬다. 학벌과 인맥이 중요한 우리나라 사회에서 뛰어난 기술과 특허를 가지고도 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그가 개발한 탈수 음식물 쓰레기처리기, 신개념 공압펌프는 물론 이 회사에 ‘대박’을 가져다준 발효미생물 배양기술까지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인맥이나 학벌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그의 당당한 승부정신은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2004년 그가 세계 최초로 배양에 성공한 슈퍼 발효미생물은 악취 제거와 친환경 작물 및 가축 생산, 발효식품 개발에 획기적인 효과를 내는 것으로 입증돼 축산농가와 지자체 산업현장 등에서 좋은 반응을 듣고 있다.
현재 안산 시화공단에 1공장과 2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오는 15일 충북 현도에 제3공장을 착공한다. 서울 용산에 자체 사옥도 마련해 큰 간판을 달았다.
88년 설립해 20년의 업력을 갖고 있는 우성지도는 우리나라 지도책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업체다. 서점에서 판매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보험회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판촉물의 대다수는 우성지도다.
우성지도 역시 박 사장의 발명특허 5종이 적용돼 ‘세상에서 가장 찾기 편한 지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력이 전부라는 우리 사회에서 박 사장의 ‘무학력’ 도전은 갈수록 신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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