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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 |
제주의 여성이라면 최근 보도되는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록과 관련된 기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제주 사람이라면 바다와 함께 살아온 공동체 문화와 민요와 무속 등 해녀의 강인한 생활력까지 계승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제주의 해녀문화는 물질 기술 등의 생업기술, 바다 생태환경에 적응하며 축적된 전통 지식, 지역 공동체, 여성 공동체의 문화, 신앙 의례 등의 요소만으로도 무형유산으로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문화재위원회 무형문화재분과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제7차 회의를 통해 ‘제주해녀문화’를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 대상 신청종목으로 선정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제주해녀문화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우리의 대표적인 무형유산이므로 등재 대상 신청종목으로 선정했고, 또 최근 일본 해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추진 등 국내외적인 환경도 고려했다고 하였다.
제주도의회는 제3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문화관광위원회가 상정한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추진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일본해녀 ‘아마(海女)’가 아닌 제주해녀문화가 단독 등재될 수 있도록 최우선 국책과제로 선정하고 정부 주요사업으로 적극 추진해줄 것을 촉구했다.
필자는 여기서 국내외적 환경이 고려된 점에 주목하고 싶다. 라이벌의 존재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라이벌 상대가 일본이라면 더 불타오른다.
문화재위원회 무형문화재분과위원회의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신청종목 선정에 대한 일본의 반응을 보면, 정부 차원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선행했다고 보도하고, 제주의 해녀가 일본의 해녀보다 우수하다거나 해녀의 원조는 제주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뭐든지 한국을 발상지로 삼고자하는 ‘우리지널리즘(우리+오리지널+리즘)’이 엿보인다고 아사히신문(朝日新聞) 디지털판(2013.12.22)은 비꼬고 있다.
2005년 한국이 강릉 단오제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 신청을 했을 때 중국은 문화를 도둑질 했다고 반발하였다. 이후 중국은 단오절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중국을 대표해 후베이(湖北)성이 중국의 단오절 풍습을 묶어 2009년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하여 등록에 성공했다.
중국의 단오절, 한국의 단옷날, 일본의 단오 절구는 중국 후베이(湖北)성의 단오 풍습을 원류로 하면서 각각 다른 변천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이 날을 살충절이라고 하여 이날 과일을 먹으면 체내의 기생충이 퇴치된다고 하고 농촌에서는 산림 방제 대책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각 나라의 단오절은 명칭과 구성 원소가 부분적으로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아주 다르다. 여기서 서로를 존중해야 하는 필요성이 생겨난다.
다른 나라 다른 문화는 서로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와 민족에는 대소의 구별이 있지만 문화에는 대소의 구별이 없다. 문화에 있어서 우열의 구별은 있을 수 없다. 유네스코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제주의 해녀와 일본의 아마는 그 다양성 속에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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