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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馬)의 해를 맞았더니 임기 말 도정은 말(言)로 연일 시끄럽다. 우 근민 도지사가 새누리당 제주도당 신년하례회에서 한 발언으로 지방선거에 청와대가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진 가운데, 그에 따른 여야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정부와 함께하여 제주도 발전을 위해 우 지사가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얘기에 따라 뜻을 모았다는 우 지사의 발언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
그러한 발언을 한 속내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차기 지방선거의 새누리당 후보가 되기 위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새누리당 입당사태의 정당성을 대외적으로 드러내고, 현직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다는 것을 표하고 싶었을 것이나 도리어 이러한 발언이 부메랑이 되어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 처해버렸다.
현직 지사가 비록 정당 신년하례회 자리였다고 하더라도 선거질서를 해치는 무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특히 박 대통령이 본인을 직접적으로 지지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련의 말(言)을 인용하였음에도,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자 해당 발언은 전혀 그런 의미를 내포하지 않았다며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해명하고 있던 중 공개된 녹취록은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 공개된 녹취록 상에서는 우지사가 해명중인 자신의 원래 의도와는 달리 당초 대외적으로 문제가 불거진 발언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 해당 발언내용 자체의 문제는 물론 도정의 주먹구구식 변명에 더욱 분노여론이 들끓는 상황이다.
문제의 발언이 널리 알려지자,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했다며 논평을 내놓고, 우 지사의 발언은 무소속인 제주도지사를 공천을 보장하여 입당시키는 공직선거이자 관건선거라며 맹렬히 비판하고 나섰다. 그도 그럴것이 우 지사의 발언대로라면 현직 대통령과 현직 지사간에 그러한 내용의 대화가 오갔다면 명백히 청와대가 지방선거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우지사의 발언의 내용은 금시초문이고, 청와대는 박 대통령은 그러한 발언과 전혀 무관하다며 우 지사 발언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발언으로 인한 양 정당간의 대립각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이유로 당시 한나라당이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 위반으로 탄핵심판을 받았던 사건까지 번지고 있어 사건은 더욱 심각해졌다. 우 지사의 본래 발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명백히 선거의 질서가 심각하게 와해된 것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발언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정략적 여론몰이로 다투는 것은 사안의 핵심이 될 수 없다. 내용의 진위를 일반 유권자들이 알 수도 없고, 명백히 그 진위여부가 드러날 만한 상황도 아니기에 오히려 실언의 당사자인 우 지사의 무리수에 더욱 비판의 목소리가 모아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입당한 정당의 행사라이더라도 현직 지사직을 수행하는 도지사가, 임박한 지방선거에 앞서 대통령을 언급하며 차기 지방선거에서의 유리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 듯한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다. 임기말 우도정이 과연 제 기능을 하고 있느냐에 대한 물음에 우 도정 스스로도 긍정할 수 없을 것이다.
차기까지 지사직을 수행할 수 있을 지는 선거의 결과로서 알 수 있을 뿐이고, 우지사가 다음 임기까지 지사직을 수행하느냐는 현 도정의 올 6월 말까지의 정상적인 운영과는 별개의 문제가 되어야 한다. 다음 지사가 누가 되든지 민선 5기에서 6기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남은 몇 개월간의 도정수행이 잘 마무리 되어야 하나, 연초부터 무리한 발언으로 여론이 시끄러워 진 것은 유감스럽다. 앞으로 말(言)의 신중함이 더욱 요구되는 때인 만큼 선거질서를 흐리는 실언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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