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오 제주시장이 지역 자생단체장들과 모여 비공식 간담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주민자치연대와 민주당 제주도당은 28일 일제히 논평을 내놓으며 김 시장의 행위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비공식 간담회 개최를 중지할 것과 시장의 직위해제를 요구했다. 김 시장이 모 지역 자생단체장들과의 식사자리는 공식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비공식자리로서, 김 시장이 지역 주요 현안사항 해결 추진예산으로 배정된 혈세를 가지고 지역 자생단체장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점, 더욱이 비공식 모임에 시장이 명목으로 내세운 지역 현안사안 해결과도 무관한 사무관까지 동원되었던 자리라는 점, 공식 혹은 비공식 행사임을 차치하고 당초 표면적인 모임의 취지에 부합하는 관련 자료들이 전혀 구비되지 않은 모임이었던 점 등 사실상 도내 고위직 공무원들이 현직 지사의 선거체제로 돌아가는 상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법한 정황들이 드러나 있다. 따라서 전혀 문제없다는 김 시장측의 해명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공무원의 중립요구가 훼손되고 있다는 정황이 계속적으로 포착되어 관권선거 논란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전 서귀포시장이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불구속기소가 된 상황에서 지사의 행보에 덧붙여 양대 시장의 언동과 행보는 자연스레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사전선거라는 의혹이 나올법한 상황이기에 시민단체나 정당의 반응도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일반 유권자들로서는 사전선거운동인지 행정업무의 일환이었는지를 구별하여 선거법 위반을 명확히 가릴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일련의 고위직 행정공무원들의 행보들이 유권자들에게 비춰지는 인상이 그 목적이나 의도에 대해 의혹을 던진다면 이러한 행보는 지양하는게 마땅하다.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우근민 지사가 29일에 열린 도정 중점추진상황 보고회에서 참석한 공무원들과 시장에게 선거법을 위반하지 말되, 선거법 영향의 우려를 깔아뭉개라는 ‘묘한’ 주문을 내렸다. 선거법을 위반하지 말라는 것은 당연히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정치중립성이 구체화된 하나의 의무로 정치적 중립의무 유지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선거법을 위반하지 말되, 김시장의 행보에 대해 유권자나 경쟁정당이 제기하는 의혹을 깔아뭉개라는 주문이 아니라 정상적인 시정운영이 의도하지 않은 선거질서 와해에 일조할 수 있기에 좀 더 신중함을 기하도록 주문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