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자유로움과 낭만으로 대변되는 유럽의 주요도시에서는 종종 벼룩시장이 열린다. 영국 런던의 브릭레인(Brick Lane) 마켓, 프랑스 파리의 생뚜앙(ST. Ouen) 벼룩시장, 독일 베를린 카이저빌헬름교회 옆에서 열리는 티어가르텐(Tiergarten) 벼룩시장 등에서 수많은 유럽인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던 중고물품을 내놓는다.

겉멋보다는 실용을 중시하는 유럽인들의 생활스타일이 드러나는 장소들로, 유럽 배낭여행을 가는 대학생들의 주요 관광코스가 되고있다. 한국에는 홍대 앞 등을 제외하고는 이같은 벼룩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있지만 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중고장터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유럽형 벼룩시장을 표방하는 전문 물물교환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 유럽형 물물교환 사이트 등장=지난 5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오프리닷컴의 경우 자신이 사용한 중고물품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뒤 상대방과 직접 물물교환을 하도록 하고있다. 한 주부의 경우 자신이 사용하던 아기 침대를 사진과 함께 올려두었다. 이 주부는 반면 다른 사람이 올려놓은 아기 이유식에 교환 신청을 해두었다.

또다른 네티즌은 포장도 뜯지않은 LG MP3플레이어(구입가10만8000원)을 다른 사람의 PMP(구입가 40만원, 사용기간 1년)에 교환신청했다. 별도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물건에 여러차례 교환신청한 뒤 상대의 요구에 맞으면 택배나 직접 만나 교환하면 된다. 급하게 물건을 살 수는 없지만 필요없어진 물건을 여유있게 교환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한 물품에 여러 신청자가 몰릴 경우 물건을 올려놓은 사람이 교환상대를 선택할 수 있다. 전용 ‘알리미’메신저와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 누가 내 물품에 교환신청을 했는지 알수 있도록 해 수시로 사이트에 로그인해야하는 불편을 줄였다.

◇쿠폰 한장도 1000원에 거래= 네이버나 다음의 대형 까페에서는 유명 인터넷 쇼핑몰의 할인 쿠폰까지도 1000원∼5000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다. 옥션, 씨제이몰, 다음 디앤샵, 인터파크 등에서 회원들에게 제공되는 각 쇼핑카테고리별 할인 쿠폰을 서로 사고파는 것이다. 2%∼10% 등으로 할인되는 쿠폰 대금을 계좌에 입금받은 뒤 대신 물건을 구매해 상대방에게 배송토록 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특히 여성들이 많은 까페에서 이같은 거래가 인기를 끌고있다.

또 카메라, 노트북 등 고가품의 경우는 인터넷 중고시장이 활성화돼있다. 디시인사이드, SLR 클럽 등의 중고장터에는 아예 장터란에 상주하며 자신이 원하는 물건이 나올때까지 나오는 사람들을 ‘잠복조’라 부를 정도다. 실제로 적정한 가격에 중고물품을 내놓을 경우 불과 1분도 안돼 수십통의 문자나 전화가 쇄도한다.

◇부작용 주의= 이와같은 중고거래는 사기를 당할 경우 대책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옥션 등 사이트를 통해 거래할 경우 안전 거래 등을 유도해 사이트가 거래에 일정부분 책임을 지지만 수수료가 아까워 직거래를 하는 사람이 늘면서 사기를 당하는 사람도 늘고있다.

인터넷에는 구매했던 노트북 대신 벽돌을 담은 상자가 배송됐다거나 상대방이 입금받은 뒤 잠적했다는 사례도 늘고있다. 네티즌이 만든 인터넷 거래 사기범 경고 사이트인 ‘더 치트’에는 이미 수백명의 사기범들이 등록돼있다.

또 중고장터에서 싸게 산 물건을 불과 며칠뒤 웃돈을 붙여 다시 중고장터에 내놓는 ‘되팔기’도 정상적인 상거래를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되팔기범의 경우 필요없이 중고제품의 ‘적정 가격’을 높이거나 상도의를 어겨 정작 필요한 사람이 제때 물건을 살 수 없게 만든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때문에 일부 대형 사이트에서는 중고장터란에도 회원제를 도입해 신뢰도를 쌓은 사람만이 물건을 거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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