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생 김모군(15)은 어느날 친구로부터 한 사이트를 소개받았다. 친구가 소개한 사이트에는 귀가 번쩍 뜨이는 광고글이 적혀 있었다. ‘돈 한푼 안들이고 컴퓨터만 하루에 2~3시간만 하면 한달에 최소 15만원은 거뜬하게 벌 수 있습니다.’ ‘아무런 투자 없이 월 30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내 아이디를 추천인으로 적어서 가입하기만 하면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김군은 전했다. 솔깃했지만 정말 돈을 벌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김군이 보게 된 사이트는 이른바 ‘돈벌기 사이트’. 대표적인 돈벌기 사이트인 ㄷ, ㅋ, ㅍ사이트 등에서는 가입 후 인터넷 브라우저에 ‘뷰바’를 설치해 광고를 보면 그 시간만큼 돈을 적립시켜 준다고 소개하고 있었다. 회원들이 광고를 보는 대가로 광고주에게 받은 광고비를 분배한다는 것이다. 다른 회원들을 끌어모으면 그만큼 적립금액이 높아지는 일종의 ‘사이버 피라미드’ 방식이다. 몇 사람에게 돈을 보낸 후 여러 게시판에 광고를 해서 자신이 추천을 받으면 엄청난 액수를 벌 수 있다고 현혹하는 곳도 있다.

문제는 인터넷 사용시간이 많은 청소년들이 쉽게 유혹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는 ‘중학생인데 XXX사이트에 가입하면 정말 돈을 벌 수 있나요’ ‘제 ID 좀 추천해주세요’ 등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광고한 만큼 실제 수익을 올렸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인터넷 상에는 많은 회원들이 홍보글을 남겨 놓고 있지만 똑같은 글을 복사해 놓은 것에 불과했다. 댓글에는 “400여곳에 가입했지만 2만원 벌었다” “입금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전기요금만 아깝다”는 글들만 남겨져 있었다. 이론상 월 300만원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하위 회원 10만명이 매일 1시간씩 뷰바를 띄우고 광고를 봐야 한다는 것이 사용해본 사람들의 전언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이트에서는 한달간 몇백만원씩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돈벌기 사이트는 국내에 잘 알려진 국내외 유명사이트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한국소비자원(구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2002년도에 대대적으로 단속을 벌인 바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 상에서 유사 사이트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런 사이트들은 대부분 허위·과장 광고 등으로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불법성을 띠고 있지만 실태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다단계, 사기 등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피해자들의 진정이나 고소건이 접수되지 않아 관련 법률을 검토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김영선 심의팀장은 “이런 사이트 대부분은 불법성이나 안전성 부분이 입증되지 않거나 허위광고를 하고 있다”면서 “모니터링을 통해 시정요구를 하고 있으나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사이트도 많고 정보량이 많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팀장은 또 “사행심리에 아까운 시간과 노력만 허비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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