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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향진 제주대학교 총장의 4년 임기가 지난 16일로 종료됐다. 따라서 교육부는 늦어도 이날까지 차기 총장을 임명해 특히 새롭게 시작하는 신학기 준비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함이 마땅하다.
제주대는 지난 해 총장 선출방식이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뀐 뒤 11월 치러진 총장 임용후보자 선거에서 1순위로 허향진 총장을, 2순위로 김두철 교수를 선출해 교육부에 임용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허향진 총장 개인에 대한 논란 때문에 내부 검토가 늦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라, 여러 과정에서 검증이 진행되다보니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16일까지 차기 총장 승인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같은 해명에 수긍하는 도민과 제주대 교직원과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물론, 허 전 총장은 다른 후보들로부터 1순위 선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당한 상태다. 또, 총장 선거를 앞둬 허 총장을 비난하는 메시지가 대량 발송된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
하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면 1순위 선정 취소 행정소송 판결이 끝나고, 수사가 종료된 후라야 임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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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과 지방선거 등 모든 선거의 경우 일단 선출자는 당선자의 지위를 누리면서 불법선거 여부에 대한 법적 판결에 따라 당선 유지 또는 취소가 결정된다.
아울러 이번 제주대 총장후보자 임명 역시 행정소송과 경찰 수사에 관계없이 일단 임용 승인을 했어야 옳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시 교육부가 불법선거 여부가 판명난 뒤 총장을 임명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대학교육 현장을 외면한 안이한 교육행정이 아닐 수 없다.
제주대 총장의 임용 지연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 당시 고충석 교수가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됐으나 선거과정에서의 인터넷 비방전에 대한 경찰의 수사로 임명이 지연됐었다.
또, 2009년에도 당시 강지용 교수가 1순위 후보자가 됐으나, 교육부의 검증이 지연되다 공무원의 겸직의무 위반을 이유로 임용 승인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허 총장 임용 지연이 3번째라는 점에서 이를 지켜보는 도민사회의 의문이 더 카지고 있다.
만약, 교육부가 제주도를 도세(道勢)가 약한 지역이라고 무시해 제주대 총장 임명 승인 여부를 한 두 번도 아닌 3차례에 걸쳐 제때 결정하지 않은 것이라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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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사검증 시스템이 발달해 있어 총장 후보자가 결정된 뒤 3개월이면 어떤 검증이든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아직도 “여러 과(課)에서 검증이 진행되고 있어 임용 승인 여부가 늦어지고 있다”는 교육부의 말은 이리보나 저리보나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교육부는 제주지역과 제주대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인사행정을 밥먹듯 하는 게 아니냐는 제주도민사회의 불만의 목소리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대학총장은 사회 최고의 지성이자, 지도자에 속한다. 그만큼 가장 높은 도덕성과 자질과 인품을 요구한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총장에 선출돼 대학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총장 선출때마다 이런 저런 잡음이 일어온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사회의 존경과 신뢰의 상징인 대학 총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과열과 혼탁 선거가 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육부는 더 이상 제주대 총장의 임용 여부 결정을 미루지 말고 즉시 발표해 학사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바란다.
아울러 제주대도 이번 기회에 최고 지성의 구성원답게 총장 선거는 물론 대학내 인사 및 각종 행정절차를 가장 민주적으로 운영해 지역사회에 모범을 보이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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