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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교 입학을 앞둔 새내기들은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충격적인 비보를 접했다. 아마도 성인들 중에도 대학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한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 17일 경주시 마우나오션 리조트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들의 어처구니 없는 희생은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2층 체육관 천정이 붕괴되면서 많은 학생이 숨지고 다치는 등 참사(10명 사망)를 당했다.
이 사고를 지켜본 도내 대학생들의 충격도 매우 컸을 것이다. 못다 핀 동료들이 고귀한 목숨을 잃은데 대한 슬픔은 부모형제 못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이 참사 후 전국 상당수 대학들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당한 후에야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느라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그러나 대학 신입생들의 꿈과 낭만을 즐길 오리엔테이션 자체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게 대책일 수는 없다. 제주대학교 등 도내 대학의 신입생 관련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니 하는 얘기다.
제주대는 각 단과대학별로 신입생 관련 행사의 자제를 부탁하는 내용의 공고문을 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각 대학들은 예정했던 행사들을 잇따라 취소시키거나 축소해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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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단과대학의 경우 학교측의 이같은 권고에도 불구하고 비공식적으로 MT(Membership Training) 또는 유사한 형태의 신입생 단합.친목 행사를 열고 있다. 사실, 대학측의 권고를 받아들이고 싶어도 갑자기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오리엔테이션이 예약된 리조트 등 행사장 취소는 물론 학생들에게 걷은 참가비도 되돌려 줘야 한다. 이미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제주시청 대학로 등의 주점 등에서 MT행사를 연 단과대학들도 있는 모양이다.
주점에서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즐기는 것도 4년간 같이 학창생활을 할 동료들과 함께 친목과 화합을 다지는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술자리란 대체로 서로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뜻깊은 대학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이성적이고 건전한 자리이기보다 잡담이나 하고 소리 지르며 떠드는 유흥성 장소로 전락하기가 쉽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MT는 학교탐방, 수강신청 가이드 등 여러 가지 대학정보와 함께 모르는 낯선 사람과 친해져 평생 학문의 동지 또는 사회의 동반자를 만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주 필요한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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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긍정적인 면 때문인지 경주 리조트 부산외대 오리엔테이션 참사 이후에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반대하는 학생보다 찬성하는 학생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된 결과도 나오고 있다.
역시 친목도모, 대학정보 취득, 교수, 동료, 선배들과의 교류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승작용을 하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 제주대도 무작정 단과대학별 오리엔테이션을 취소 또는 축소를 지제하도록 하는 소극적인 대처를 할 게 아니라, 사전에 행사장 점검을 강화하는 등 위험 요인이 없도록 완벽히 준비한 뒤 예정대로 MT를 열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옳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대학생 행사를 사실상 중단토록 하는 것은 사리분별을 분명히 하고 적극 대처해야 하는 지성의 집단임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대학생들의 오리엔테이션은 호연지기를 키우는 기회도 돼야 한다. 그러려면 리조트가 아닌 산과 들의 안전지대를 찾아서 1~2일 동안 숙박없이 진행하는 MT도 생각해 볼 일이다.
지레 사고가 날것처럼 두려워한 나머지 새내기들의 모처럼의 MT기회를 가로막는 것은 대학생들의 자유를 억제하는 또다른 대학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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