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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상범 언론인, 제주문화원장 |
나는 평생을 글과 같이 살아왔다 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특히 신문에서 그것도 일선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그리고 그것들이 사회에 어떤 빛으로 비쳐 질것인가를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만 제주는 몹시 좁은 사회이다. 어떤 일로 사회에 얼굴을 내밀면 당장 그사람의 젖먹이 시절부터 그집 숟가락이 몇 개라는 것까지 삽시간에 알려진다.
때문에 자기 어떤 사실을 공정하게 흔적이 영원히 남는 글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런 환경 속에서 50년 동안 글 곁에서 글을 아끼면서 살 수 있었던 것은 나로선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 직업 빈부 등 아무 제한없이 접근하는 신문이라는 공간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 여간 정신 가다듬어야할 일이 아니다.
사실을 쓰는 기사 외에 지방의 언론에도 얼마간 글을 쓰다가 끄는지 오래이다. 글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새삼스러운 이야기다.
일반시민들은 어떤 사실이나 생각을 말할 때 표준이 되는 표현이 있다.“ 그거 신문에 났는데” “그거 방송에 났는데” 이다. 정부에서 어떤 주장을 펴도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고 언론에 보도된 것을 우선 믿는다는 이야기다.
정부에 대한 불신에 대해 적어도 언론만큼은 국민 편에서 진실과 정의를 말해준다는 의식이 깊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신문이 대중산업으로 등장한 것은 1833년 과학기술의 발달로 값싼 신문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이다. 이때부터 신문은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매체로 등장했고 신문이 사회 중심세력 산업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미국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은 “언론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언론”을 주장하며 언론이 사회 중심이 되었다.
인류가 진화하는 것은 사람의 생각이 진화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그러면 사람의 생각을 진화시키는 과정은 무엇인가. 시간적 나이 외의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융합하며 지식과 사상이 진화하는 것이다.
말은 공간적 시간적 한계 때문에 사람의 사상이나 주장 뜻을 여러사람에게 전달하고 공감대를 이루게 하는 것은 결국 글이 그 역할을 하여 왔다.
생각이 인체의 피라면 이 피를 몸 전체 말초까지 보내는 소통 길은 혈관이다. 책과 신문(방송도 쓴 글을 소리로 전달하는 것)이다.
문제는 피가 어떤 피냐는 것이다. 나쁜 피 오염된 피를 공급하면 신체는 병들고 망가진다.
다시말해 오염된 글을 사회에 무책임하게 전달하거나 만들어낸다면 국가 사회는 물론 인류까지 멸망시킬 수 있게 된다.
나는 2012년1월 “수필시대”에 “글이 칼보다 무섭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올바른 사회로 만들어가는 과정과 방법은 많다.
큰 조직으론 정부를 위시하여 나라 살림을 조리하는 국회 지방의회, 대통령, 도지사 등이 있다.
이들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거대권력조직은 선거 민주주의 국가에선 표를 가진 투표권자인 국민이 절대적 힘을 가진다. 그럼에도 일단 선거로 절대 권력자가 되면 표를 가진 국민은 절대 권력자의 하수인이나 종이 되고 만다.
정신 후진국가의 형상이다. 지구상 모든 국가가 이 선거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정반대 제도를 가진 북한도 선거민주주의국가이다.
이런 모순된 시민들 정신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와 조직이 유일하게 언론이다.
칼은 모든 형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도구이다. 얼마 전 끝난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선수들은 날카로운 칼 날 위에서 정교한 기술로 경쟁한다. 칼날이 조금이라도 무디면 속도를 낼 수 없고 방향을 잡을 수도 없어 결국 경쟁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유심히 보았다.
인류를 진화하고 광속으로 변화하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필요한 칼날을 세우는 것이다. 칼날은 글이다. 칼집은 언론이다.
칼날은 잘 세워있고 칼집은 제때에 칼을 빼고 집어넣어 사람에게 피해를 안주고 많은 사람. 직 사회를 이롭게 하고 있는 가 ?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제대로운 칼과 칼집, 칼잡이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회이건 만들어가는 것은 전적으로 시민들의 몫이다. 올바른 시민을 만드는 것은 글이다.
그 글이 문학적 활동에 의한 것이든 언론을 통해 전달되는 글 이건 글 쓰는 사람 책임이다. 18세기자연과학자인 뷔풍 은 “글은 사람이다”라고 외쳤다.
이 시대에도 과학의 발달로 합리성과 이성이 강조되던 시절이어서 다듬어지지 않은 말과 글들이 난무하여 글 쓰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위해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지금 우리를 되돌아보며 글을 쓰는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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