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과 稅收 명분 건축 허가

교통대책을 무시한 도시행정의 피해자는 시민들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도시건설 관련 공무원들은 건설이 곧 지역발전인양 앞뒤 안 가릴 정도로 건축 허가를 내준다.

근년들어 제주도가 교통소통 문제를 등한시 하고 대형 건축물을 허가해 준 곳은 한 두 곳이 아니다. 신제주 도령로만 하더라도 고층 아파트들과 호텔이 들어섰다. 이후 특히 아침 출근시간대 차량이 꼬리를 무는 도로로 변했다.

교통대란 우려되는 ‘드림타워’

제주도가 허가하려는 노형지역의 초고층 숙박시설 ‘드림타워’에 대한 우려도 극심해질 이 일대의 교통난 때문이다. 이 곳은 30년 전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의 관광호텔이 들어서려 했던 곳이다. 하지만, 터파기만 한 채 방치돼 오고 있는 상태다.

물론 이 곳에 건물을 건립하는 것은 도시미관을 살리고, 지방세 수입 증대 차원에서도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새로 올리려는 건물의 높이가 30년 전 계획했던 지상 13층(지하 2층)의 4배 이상 되는 56층(지하 5층)이다.

지하철 없는 도시 외면한 건축행정

제주시는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와 달리 지하철도가 없는 지역이다. 만약 지하철이 있다면 고층건물이 줄줄이 들어선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교통량을 지하철이 감당해 낼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제주시를 지하철이 잘 갖춰져 교통여건이 원활한 서울로 착각한 도시행정과 30년 전의 도로상태를 유지한 채 대형건물을 짓도록 하는 도시행정을 더 이상 지속해선 안 된다.

고층건물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이 감내해야 할 불편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편리하고 아늑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할 시민들의 권리를 더 이상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

고층 건물을 짓도록 하고 국민의 혈세로 대체도로를 만든다는 것도 문제다. 제주도는 제주시의 도로 사정과 교통대책, 그리고 시민의 편의를 감안한 건축행정으로 전환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제주시 어느 곳에도 30층 이상의 건물을 지어선 안 된다는 도시전문가들의 지적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