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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둘러 싼 집안 싸움 가관
6.4지방선거를 3개월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제주도지사 후보 공천 방법을 놓고 전개되고 있는 새누리당 내 집안 싸움이 참으로 가관이다. 집권 여당이 선거를 코 앞에 두고 벌이고 있는 내홍이 한심하기 만하다.
일찍이 도지사 후보 등 지방선거 후보자 경선 문제를 놓고 중앙당과 제주도당이 갈등을 넘어 노골적으로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 온 적은 없었던 것같다. 추태로 비쳐질지도 모른다는 판단에서 설사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당내 대화와 설득으로 해결해 나가는 게 관행이었다.
따라서 지금 새누리 중앙당과 제주도당은 서로의 주장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겠다는 기세다. 중앙당은 제주 등 일부 지역을 대의원 20%.당원 30%.국민선거인단 30%.여론조사 20%로 정한 기존 당헌 당규 대신에 100% 도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반면, 제주도당은 100% 여론조사 경선은 당원의 선택권과 참여권을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처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마치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의 형국과 다를 바 없다.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만, 갈 때까지 가면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상향식, 하향식 만능아니다
따지고 보면 새누리 중앙당이나 제주도당의 주장 모두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현행 당헌 당규대로 후보 경선을 치를 경우 지난 해 제주도당에 입당하면서 당원으로 1만7000명을 입당시킨 우근민 지사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새누리당 중앙당은 바로 우 지사의 이 점이 경선에 불공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본선 경쟁력에서도 밀릴 것이라는 우려 등 때문에 당원을 반영하지 않은 도민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가려고 하고 있다.
하긴, 우 지사의 낮은 지지도는 본지(제주신문)의 제주도지사 후보 긴급 도민 여론조사 결과(3월10일자 1, 3면 보도)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 제주지사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원희룡 전 의원이 51.5%로 가장 높았으며, 우근민 지사 17.2%, 김방훈 전 제주시장 6.4%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번 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새누리당의 제주지사 후보 경선 방식 결정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여론조사만으로 경선하는 것은 당원들의 존재의미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는 제주도당 일각의 주장이 과연 언제까지 이어지고, 중앙당이 이를 수용할지도 관심을 끈다.
한마디로 제주도당이 주장히는 현행 규정에 따른 상향식도, 이를 배제하고 100% 도민 여론조사로 제주지사 후보를 결정하려는 중앙당의 입장 모두 합리적인 방안인 듯하면서도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절충형 방안 적극 모색해야
결국 새누리당 중앙당과 제주도당은 팽팽한 입장 차이를 줄이고 한발짝씩 양보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양 측이 서로 명분을 챙기면서 경선후보자들 간에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수용하고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명분을 줄 수 있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책이라도 모색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오늘(11일) 열리는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4차 회의는 제주도당의 입장을 반영한 도민 여론조사 방법, 이를테면 도민 여론조사 70~80%, 제주도당 주장 30~20%를 반영한 절충형 경선방안을 도입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원래 상향식 공천은 아래로 부터의 정치혁명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인 선출방식이지만, 일단 문제가 불거진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같은 절충형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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