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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길 시인 |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인구 구조가 저 출산,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작년도 65세 이상 독거노인수가 125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통계는 전체 노인의 20%가 넘는 숫자다.
앞으로 2020년이 되면 전체 인구 중 16%가 넘어 <고령사회>로, 2050년대에 가면 38%가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노인들은 자신을 노인으로 인정하기를 꺼린다. 아직도 팔팔한 세대 “60 청춘 70 장년”이란 말이 유행되고 있다. 얼마 전 모 일간 신문의 연재기사 <노인이 행복한 나라>를 읽으며 <아 벌써 내 나이도 그런 세대가 되었구나>하고 자탄심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 기사 내용 중 “일하는 젊은 노인” 6074(60~74세)대가 2006년에 68만 8873명에서 2012년에는 145만 3617명으로 6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인 4명 중 한명(24.6%) 꼴로 일을 하고 있다는 소리이다. 그만큼 노인세대들이 건강이 좋아졌고 복지환경이 나아졌으며, 일할 여건이 향상되어졌다는 의미이다.
나이가 들수록 일거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특히 젊은 노인 (6074)들에게는 일하는 것이 곧 삶이며 행복이다. 일 밖에 모르고 평생을 살아온 노인들에게 있어 정년(停年)이란 말은 큰 의미가 없다.
근년에 와서 우리나라의 여러 기업체나 회사에서는 60세 정년 의무화를 앞두고 정년 폐지 또는 정년 연장을 제도화하면서 퇴직자를 재고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 이유로 6074세에 해당하는 젊은 노인에게 일자리를 줌으로써 그들이 평생 쌓아온 지식과 경험, 기술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업체나 회사 측에서도 이득이 되고, 개인적으로도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어 활력 넘치게 된다는 것이다.
멀지 않는 장래에 일할 사람을 못 구하는 인력부족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것은 정년퇴직으로 인해 기술이 높은 재능 인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사실 정년이란 연령차별에 속한다. 한창 일할 수 있는 능숙한 나이에 그만 둔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다. 다른 나라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정년 나이는 낮은 편에 속한다. 가까운 나라 일본 만해도 65세가 정년나이이다. 대개의 선진국들은 70세까지 일하는 사회로 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기업체, 회사 등에서는 55세가 정년이다. 일반 공무원들도 58~60세이고, 교직자가 62세, 대학 교수직이 65세로 그나마 가장 긴 셈이다. 인생 시기별로 치면 사물이나 사리를 판단하고 뜻을 세우는 힘을 지력(志力)이라고 하는데 가장 왕성한 시기가 65~75세 때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정년 나이가 70세였다. 삼국시대부터 정년을 치사(致仕)라 하여, 벼슬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야할 나이로 강제적 권유가 아니라 자발적인 사양심으로 은퇴의 뜻을 내포하는 말이었다.
판단력, 의지력이 강한 노년기에 스스로 물러나 자연에 은거하는 삶을 누렸다. 신라의 최치원, 고려 때 김부식, 조선조의 하륜 등이 70세 때 치사한 인물들이다.
젊은 노인 6074세대는 일과 기술의 능숙도가 최고조인 시기이다. 신체적으로 병고가 없는 한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지력을 갖추고 지혜와 경험으로 젊은 청장년을 이끌 수 있는 나이인 셈이다.
<시니어(senior) 직능 클럽>이란 게 있다. 같은 회사, 직종의 퇴직자들의 모임인데 퇴직 전 기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또는 재능기부 같은 명목으로 자원 봉사를 하는 단체이다.
“물고기도 저 놀던 물이 좋다”고 했다. 젊은 노인들이 평생 다니던 직장에서 물러났다가 재고용되어 일하게 된다면 더 자신감이 생기고 기쁨과 보람으로 일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젊은 노인들에게 정신적 건강은 물론이고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도 일자리가 많았으면 한다. 기술력과 경험지식이 요구되는 직종 업체에서는 정년 후에도 일자리를 늘려주는 노하우 제도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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