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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교육감 당선인이 앞으로 4년 간 이끌어 갈 제주교육 정책 방향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제주교육사상 첫 진보 성향 교육감이 등장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긴 하지만, 그 변화가 생각보다 클 수 도 있을 것이라는 데서 오는 우려가 적잖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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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인은 고교입시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도내 전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제학력 갖추기 평가’도 축소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초등학교 4~6학년 및 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국어.영어.수학 평가를 3~5%의 표본집단 평가로 전환하겠다(본지 16일자 1면 보도)는 것이다.

학생들의 시험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등의 취지는 공감이 가지만, 이로 인해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 역시 고교입시 제도와 함께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특히 대입 수능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서울 등 다른 지방의 교육정책이 학력 향상에 두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현실 속에서 제주교육만 다른 방향으로 갈 경우 학력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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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석문 교육감 당선인의 교육정책도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 본 측면이 강하다 할 수 있다. “학력이란 객관식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사고(思考)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으로 점수가 학력이 아니다”는 그의 말은 백번 옳다.

그러나 모든 교육자가 이 사실을 몰라 현행 교육제도를 바꾸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런 방식의 교육을 도입할 경우 짧게는 몇 년 간, 길게는 수 십년 간 학생들이 실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섣불리 도입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 당선인은 학생들의 과중한 공부 부담을 덜어주고 스스로 생각해 해결하는 창의력 신장 교육을 펴되, 경쟁이 있는 교육을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 경쟁이 없는 교육이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님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험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특히 확신이 서지 않는 실험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인은 돌다리도 두드려 가는 심정으로 실험적 측면이 강한 고교입시 제도 개선과 사실상 폐지에 속한 제학력 갖추기 평가 정책을 신중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