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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대 제주도의회가 17일 오후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9대 도의회는 ‘도민과 함께 변화와 개혁을 창조하는 의정’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4년간의 여정을 숨가쁘게 달려왔다.
지방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면서 지역발전과 주민복지 향상을 위해 필요한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안을 처리하는 일을 주요 기능으로 한다. 특히 9대 도의회의 업적 중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많은 조례안을 처리한 것이다.
4년간 제정된 조례는 모두 597건에 달한다. 한 해 평균 150건 꼴로 그만큼 의원들의 자치입법 활동이 활발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법이 만능은 아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입법은 오히려 국민을 옥죄는 수단으로 돌아올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지방의회도 무조건 조례 제정을 많이 했다고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없다.
9대 도의회 역시 의원들이 업적 쌓기에 급급해 불필요하거나 덜 필요한 조례 제정에 혈안이 됐던 것은 아닌지 냉철히 되돌아 봤으면 한다. 새 의회가 구성될 때마다 의원들이 한건주의에 집착해 저마다 조례 제정에 나설 경우 도민들은 이런저런 조례 홍수 속에서 헤어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9대 도의회 의원들 나름대로는 도민과 함께 변화화 개혁을 창조하는 의정 구현을 위해 소임을 다했다고 자임할지 모르나 무소신으로 인한 아쉬움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행정시인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기초의회로 환원하고 시장을 주민이 직접 선출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로 환원하는 노력을 하지 않아 행정시 체제가 고착된 점은 두고 두고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여기에 이어도의 날 제정 조례안을 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에 상정하지 않아 자동 폐기 처리된 것도 9대 도의회의가 남긴 아쉬움이다.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10대 도의회는 9대 도의회의 일부 무소신적 의정활동을 반면교사로 삼아 특히 처리하지 않은 이들 현안을 반드시 조례로 입법화해야 한다. 그래야 말 그대로 변화하고 개혁돼 달라진 제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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