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민선 4기 도정부터 수년간 외국자본을 유치하고자 노력해왔다.
몇 차례 대규모의 해외자본을 유치했다는데 성공했다며 이른 축배를 들었지만 실질적으로 제주도에 도움이 될만 한 대규모 외자유치가 실질적으로 성사된 적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으로부터 투자물결이 늘어나는 등 중국인 관광객수와 더불어 실질적인 해외자본이 유치되는 가시적인 성과들을 보여주면서 제주도의 외자유치의 노력은 사실상 성공적으로 보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었듯, 당초의 인·허가나 사업시행계획과는 다르게 사업이 진행될 조짐이 보이면서 도정-도민 간의 불통(不通)의 문제와 거침없이 유입되는 외자에 대한 도민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대규모 외자유입이 무조건적으로 환영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더욱이 대규모 외국자본이 투입되면서 숙박시설이 늘어나고, 다양성을 겸비한 관광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도정이 외자유치를 대의명분삼아 얼마나 ‘밑지는 장사’를 했는지 의혹이 늘어가는 것은 물론 급격히 변화는 제주도의 변화에 도민들의 당혹감은 커져간다.

노형동의 드림타워의 문제도 신화역사공원내에서의 복합리조트 건설도 사업의 당위성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면면을 살펴보자면 과연 제주도의 역할은 그저 사업시행자를 위해 많은 양보와 혜택을 주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어 문제이다. 지방선거를 맞아 민선 5기 도정이 무리하게 진행시킨 일들이 공론화되면서 제동이 걸린 현 상황에 한숨을 돌리고 있어 그나마 잠시라도 안심이 될 정도이다.

최근 원희룡 지사 당선인이 신화역사공원내 리조트월드 제주의 건축허가와 착공식을 민선 6기 도정이 출범한 이후로 미룰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단순히 당선인의 의지로만 문제가 제기된 것이 아니고 사업시행자측에서 제출한 제출안이 당초 계획보다 허가면적을 엄청나게 초과하였다며 유관부서들이 해명에 나섰지만, 며칠 남지 않은 민선 5기 도정의 임기동안 혹여나 처리될 수 있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것이다.
해당 사업이 문제가 된 것은 당초 계획된 숙박규모보다 3배가 더 많은 규모로 변경된 점에서 경쟁업계에 있는 도내 숙박업계의 성토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물론 수 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여 제주관광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외자유치의 타당성이나 당위성은 설명되지만 ‘외자’라서 당연한 면죄부를 받는 다거나, 오히려 국내사업자보다 더욱 큰 혜택을 누리는 역차별은 없어야 한다.

어느 순간 외자유치가 곧 도정의 국제적 업무역량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면서 옥석을 가리지 못하고, 실질적인 사업시행으로 나가지 못한 기억과 겹쳐지며 도민들의 판단력저도 흐려질 판이다. 비단 제주도뿐만이 아니라 각 지자체의 성패가 해당 지자체의 투자유치능력과 결부되는 까닭에 경쟁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섰지만 귀감 혹은 성공적인 선례로 삼을 만한 사례가 드물었던 것은 옥석을 가릴 능력의 부족함에서 연유했기 때문이다.

원희룡 당선인은 지난 선거기간동안에 공공연히 말해왔듯 제주도에 투입되는 외국자본의 옥석가리기에 무엇보다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공약의 이행여부의 문제를 떠나, 변화의 시기에 방향키를 놓치고 있는 제주도의 길잡이가 되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민선6기 도정에 지워졌기 때문이다.
대규모이기 때문에, 외국자본이기 때문에 무조건 딴지를 걸라는 것이 아니다. 결국 외자를 유치한 결과의 성패는 사업자의 이익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대규모 관광유발효과를 얻어 관광경기를 진작시키며 제주도의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 모두를 위한 목적과 결과에 의해 결정될 것이기에 이전의 여느 도정보다도 더욱 책임이 막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