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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를 방문했다.
겨우
쓸쓸한 미소가 마련되었다.
그는
집에 있었다.
하얗게 마른 꽃대궁이.
그는
나를 영접했다.
손을 맞아들이는 응접실에서.
그의 눈에는
영원히 멎지 않을 눈발이 어렸다.
나의 눈에도
눈발이 어린다.
사람의 인연이란
꿈이 오가는 通路통로에
가볍게 울리는 應答응답.
차가 나왔다.
손님으로서 조용히 드는 盞잔.
이제
그를 방문했다.
겨우
쓸쓸한 미소가 마련되었다.
-박목월, ‘訪問’ 부분
박목월은 시 쓰고 강의하는 것만으로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어 밤늦게까지 잡문도 많이 썼다. 고교 때 삼중당에서 나온 그의 수상집 『밤에 쓴 인생론』을 읽었다. 잡문이 아니라 시에서 못 다한 말들을 나직나직이 속삭여주는 좋은 글들이었다. 이 시와 함께 그 배경을 쓴 긴 글도 거기 있었다. 너무 좋아 필사도 했다. 이 시는 많은 애기를 담고 있다. 나는 깊이 감정이입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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