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기 제주도정을 이끈 우근민 지사가 오는 30일 퇴임한다. 특히 우 지사는 1991년 8월 제27대 관선 도지사를 시작으로 28대, 32대, 33대, 36대 지사를 역임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한 번 하기도 어려운 도지사를 5차례에 걸쳐 12년이나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의 노력과 관운과 처세술의 결실일 수도 있지만, 도민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아마도 그는 지난 20여 년 동안 오직 제주도지사를 직업으로 생각하며 낙선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으로 중도 하차하는 등의 시련을 극복해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지금 우 지사 스스로도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잘한 일은 무엇이고, 못한 일은 무엇이며,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남에게 상처를 줬거나, 섭섭하게 한 일은 없었는지 자성의 시간을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의 지사직 재임기간이 길었던 만큼 공과(功過) 또한 많았다. 솔직히 그의 지사직 12년을 놓고 볼 때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로 갈수록 공(功)보다 과(過) 가 더 컸던 것같다.
특히 민선 5기 지난 4년간 그의 공약 이행률은 71%에 불과하다. 결코 성공적인 도정이었다고 할수 없는 저조한 실적이다. 여기에 수 많은 난개발 논란과 함께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실천하지 못한 데다, 도민들과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

강정문제, 드림타워, 신화역사공원 등 난개발 우려가 있는 현안 모두 소통 부재가 낳은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 200만 명 돌파, 최근 경제성장률 5.3%, 고용률 70%대로 각각 전국 1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는 관광객 순증가와 감귤 등 1차산업 활성화 등에 의한 것으로 자연스런 현상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제주의 자연을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제주관광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관광개발을 명분으로 한 난개발이 수려한 자연경관을 훼손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자연관광지의 명성이 퇴색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 역시 우 도정의 실책이다.

우 도정이 남긴 교훈이라면 역시 지도자의 역할이다. 지도자가 주민의 편에서 주민을 위해 일을 하지 않으면 성공적이기보다 실패한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