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그린·마린 계열이면 OK
30분 이상 지나야 진정한 향 발산
쇄골라인·목 뒷부분에 뿌리면 효과적
땀 많이 나는 부분에 분사 금물

치자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계절이다. 장마철이 왔다는 방증이다. 장마철이면 으레 피는 치자꽃. 백색의 꽃잎에선 진한 향을 뿌려댄다.

더불어 습기를 머금은 덥고 칙칙한 날씨로 쉽게 땀이 나고 짜증을 유발한다. 이럴 땐 향수가 제격이다.

근대적 의미의 향수가 나온 시기는 1370년경으로 헝가리 왕비인 엘리자베스를 위해 만들어진 '헝가리 워터'가 그 시작이다. 이 향수로 인해 엘리자베스는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왕으로부터 구혼을 받기까지 했다고 한다.

여름철 향수는 잘 뿌려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칙칙한 날씨에 맞게 향수를 제대로 즐기고 뿌리는 법은 없을까.

손목에 뿌리고 비비지 말아야

손목에 뿌리고 손목을 문지르는 것은 향수를 구성하고 있는 탑 노트를 깨지게 만든다. 향이 자연스레 체취와 섞여 증폭되는 현상을 방해한다. 때문에 향수는 손목에 뿌린 후 가만히 두는 것이 좋다.

향수는 면 소재의 옷을 입었을 때 향수 본연의 향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향수를 뿌리고 30분 이상이 지나야 비로소 향과 자신이 하나가 된다. 적어도 향수를 뿌린 후 수분 이상이 지나야 체취와 향이 하나로 연결돼 본인만의 향이 발현될 수 있다. 따라서 향수를 뿌려 향이 체취와 만날 수 있도록 시간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향수를 귀 뒷부분이나 손목 부분에 뿌리는 것은 옛 말. 이제부터는 옷을 입기 전 쇄골 라인과 양쪽 어깨, 목 뒷부분에 향수를 뿌려보자. 이 방식대로 향수를 뿌려줄 경우 향을 피부와 옷감 모두를 통해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향이 오래도록 지속된다. 특히 목 뒷부분에 뿌려준 향수는 머릿결이 흩날릴 때마다 향을 계속 되살아나게 해주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여름철엔 어떤 걸 고를까

여름 향수는 무조건 향의 무게를 덜어내고 볼 일이다. 시원하고 차가운 향수가 좋겠다. 지중해 향을 담고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아쿠아 디 지오’같이 시원한 바다와 상쾌한 바람을 담고 있는 향을 뿌리면 더운 날의 짜증이 한 번에 날라간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사용하는 것도 청량감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숲 속의 싱그러운 풀잎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자연향이면 더욱 그럴싸하다. 그린이나 마린 계열이 적당한데 레몬, 라임, 오렌지 등 감귤 계의 향수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

진한 향수로 두통을 경험해 본 경우가 있거나 진한 향이 부담스럽다면 향기가 은은한 바디 제품을 이용하자. 과일향, 아로마향을 함유한 바디 제품을 고르는 것도 좋겠다.

여러 바디 제품과 사용할 때는 같은 계열의 향기를 사용해야 한다. 같은 계열의 향기를 찾는 것이 어렵다면 바디 제품과 향수를 동일한 회사 브랜드의 동일한 라인에서 선택하는 것도 실패하지 않는 한 방법이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향수를 뿌리지 않도록 하자. 땀이 많이 나는 겨드랑이나 발에 향수를 뿌리면 향수와 땀 냄새가 섞여 역겨운 향을 유발할 수 있다. 향수는 하반신 쪽에 뿌리는 것이 좋다. 향기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기 때문. 맥박이 뛰는 부위에 바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맥박이 뛰면서 자연스럽게 향기가 퍼진다.

특히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적은 양의 향수를 뿌린다. 온도가 높아지면 향의 휘발성이 높아져서 향기가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가벼운 느낌의 향수를 평소보다 적게 사용한다면 기온 높고 습기 많은 여름을 ‘산뜻’하게 보낼 수 있다.

농도별 향수 종류 제각각

△퍼퓸(perfume)=15~25%의 향료를 함유하고 있어 방향제품 중에서 가장 농도가 진해, 향수로서의 풍부함이 가장 많다. 지속시간이 6~7시간 또는 그 이상 유지된다.

△오드퍼퓸(Eau de perfume)=가장 대중적인 타입의 향수이다. 9~12%의 향료를 함유한 제품으로, 향수와 오데코롱의 중간 타입이다. 향수에 가까운 취각적인 풍부함이 있는 것으로, 퍼퓸보다는 강도가 조금 낮아 부담이 덜한 제품이다.

△오드토일렛(Eau de Toilette)=5~7%의 향료를 알코올에 부향시킨 제품으로, 오데코롱의 가벼운 느낌과 향수의 지속성이라는 두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지속시간은 4~5시간 정도로, 가볍고 상쾌한 향을 즐길 수 있다.

△샤워코롱(Shower Cologne)=2~5%의 낮은 함량의 향료를 함유하고 있어 목욕이나 샤워 후 사용하면 전신을 은은하면서도 산뜻하게 유지시켜 준다. 향수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 부담 없이 가볍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어떤 작가는 향수를 ‘제4의 패션’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맞는 옷과 액세서리를 신중히 고르듯 자신에게 어울리는 향기 하나쯤 가져 보는 것도 자신만을 나타내는 노하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