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도정이건 시작이 창대하지 않은 도정은 없었다. 처음의 원대한 포부가 이어지기가 녹록치 않은 것도 사실이나 도민들이 애초에 기대한 정도의 성과를 내온 성공적인 도정이 드문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원희룡 당선인이 이끌어갈 민선 6기의 밑그림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중이다. 원 당선인 새도정준비위원회가 차기 도정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발표했다. 민선 6기 도정의 목표는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라고 한다.

2.
그러나 인구유입에 영향을 준 가장 큰 요인은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 변화를 담고 청년 인구의 삶의 가치 변화가 주효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문화와 사람이 결합하여 새로운 추세가 만들어지고 그러한 중심에 제주도가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기에, 도정운영의 목표로서 설정된 것은 현재를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다만, 현재와 미래의 기치 설정은 바람직하나 초석을 마련하는 과정의 중심에서 제주도정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해내느냐는 아직 관망하며 판단할 문제이고, 그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라는 사실만은 차기 도정이 제대로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한편 ‘협치·새로운 성장·더 큰 제주’가 차기 도정방침으로 설정되었다. 협치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소위 제주판 3김 시대가 낳은 피해로서 선거를 둘러싼 갈등, 원만하지 않은 도정운영으로 불거진 지역 갈등 등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새롭게 조합되고 재생산 되면서 제주사회의 병폐가 뿌리 깊었기에 갈등을 조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필요성은 ‘협치’라는 단어의 이면에 함축되어 있다. 대통합과 정책, 인사 탕평은 그간 도민사회의 수많은 갈등과 반목으로 불거진 인사문제, 정책의 집행에서 비롯된 것이다. 도정의 안정적인 정책집행을 위해서도 협치의 중요성은 재차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제주사회에서 절실한 것이므로, 도민들은 6기 도정의 가장 핵심 방침으로서 작용하기를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정책이 마련되었다 하더라도, 그를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동력과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허울좋은 청사진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3.
이외에도 구체적이고 다양한 제도와 개선안들이 제시되었다. 이미 지난 도정에서부터 제안된 이와 유사하거나 동일한 문제들이 많다는 점이 각 제도나 정책안들의 적절함과 타당함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도민들에게 설명이 되었으리라 짐작된다.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면서 추진되는 다양한 사업들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에 있고, 그와 관련하여 외자유치, 개발이슈 등 차기 도정에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원 당선인이 이끌 6기 도정의 과제가 미완의 숙제로 남기지 않으려면 위와 같은 문제들은 원만하게 해결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도민들은 변화가 필요함을 느끼면서도 변모하는 제주도에 대한 이질감과 거부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자연스럽고 도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원 당선인의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