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로 잠 못 이루는 여름밤, 겨우 잠을 청한 사이 모기가 기습한다. ‘앵앵’거리며 피부를 습격하는 모기 때문에 다시 잠에서 깨는 경험은 누구나 있다. 특히 어둡고 따뜻하며 습한 곳을 좋아하는 모기는 우리나라 여름을 너무 좋아한다.

모기, 네 정체는 뭐냐?

모기를 가리키는 한자는 문(蚊)이다. 비록 벌레이긴 하지만 ‘앵’ 소리로 공격을 알리는 최소한의 예의범절(?)을 아는 곤충이라는 뜻에서 문(文) 자가 붙었다.

모기와의 대면은 1억7000만년 전 쥐라기 시대와 조우하는 것과 같다. 지금보다 세 배 이상 큰 모기가 그 당시 남아메리카 지역에 생존했다고 한다. 화석으로 확인된 모기는 백악기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인류보다 어마어마하게 오래 견뎌온 곤충이다.

모기는 외부 온도에 영향을 받는 변온동물이다. 기온이 높을수록 대사가 활발해지고, 성장과 번식 속도가 빨라진다.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모든 모기가 피를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건 기본적인 상식. 전체 모기 중 10%만 피를 찾는다. 수컷과 교미한 암컷이 몸속 알을 키우는데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고 감염되면 ‘봉와직염’으로

여름철 모기를 조심하고 멀리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봉와직염’이다. 봉와직염은 피부 표면의 작은 상처에 세균이 침투해 발생하는 감염증으로, 연조직염, 봉소염, 봉과직염으로도 불린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년부터 2013년 간의 봉와직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환자는 약 15만4000명(15.5%)이 증가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3.7%로 나타났다.

발병률은 전 연령대에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손가락과 발가락에 발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손과 발은 감염균과의 접촉이 많은데, 특히 발은 무좀이나 짓무름이 있으면 쉽게 감염된다. 봉와직염이 생기면 발생 부위에 홍반, 열감, 부종, 압통과 함께 물집과 고름이 생긴다.

봉와직염은 여름철에 발병률이 높은데, 특히 8월에 집중돼 있다. 이는 높은 온도와 습도로 봉와직염의 원인이 되는 황색포도알균 등이 활발히 번식하고, 모기에 물린 부위에 침을 발라 침 속에 있는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이 침투해 봉와직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봉와직염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봉와직염을 예방하려면 피부 손상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좀이나 짓무름이 있을 경우는 바로 치료해 다른 부위로 전염되지 않도록 한다. 야외 활동 후 귀가하게 되면 몸을 청결히 하고, 상처 부위는 완전히 건조시켜 연고를 바르고 소독 밴드를 붙여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모기퇴치 쉽게 하기

이렇게 작지만 강한 전염성까지 가진 모기, 에초에 예방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처방할 수 있는 방법이 몇가지 있다.

▷방충망 점검=무엇보다 유입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안 모기는 2㎜ 정도의 틈만 있어도 비집고 들어온다. 손상된 방충망이나 배수관 등 틈새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출입문에 붙어 있다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출입 시 살충제를 뿌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고여 있는 물 제거=모기는 물에서 산란하는 곤충인 만큼 물이 자주 고이는 장소인 세탁실, 화장실, 세면대, 베란다 등을 수시로 청소해 줘야 한다. 특히 집 안에 화분이 있다면 물받이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신경쓰는 것도 좋다. 

▷아로마 오일 활용=모기는 페퍼민트, 라벤더, 티트리, 제라늄 등 향이 강한 아로마 허브를 싫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에 향긋한 아로마 향을 피우면 향기도 좋고 모기도 물리칠 수 있으니 일거양득.

▷모기장 설치=번거롭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모기장 설치다. 수면시간 때만이라도 설치하면 숙면을 이루는데 특효다.

▷밝은색 옷 입기=모기는 검정색과 같은 어두운 색상을 좋아하고 빨강, 노랑과 같은 밝은 색상을 싫어한다. 저녁 야외 활동 시에도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강한 향 제품 자제=모기는 진한 화장품이나 향수 등의 냄새에 민감하므로 사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청결 유지=몸에서 생겨나는 부산물들의 체취를 없애 모기의 접근을 사전에 방지한다.

▷선풍기=모기는 빠르게 날지 못하는 데다 긴 날개와 다리 때문에 바람에 취약하다. 선풍기를 작동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천연 모기퇴치제 만들어 봐

시중에서 판매하는 모기 퇴치용 제품을 사용하기가 껄끄러운 가정에서는 천연제품을 이용한 모기퇴치법을 이용하면 좋다.

우선 계피가루를 이용한 모기퇴치 스프레이다. 계피가루와 알코올(에탄올)을 1대 5의 비율로 용기에 부어 2주 정도 숙성시킨 후 분무기에 담아 침구류나 하수구, 주방 등에 뿌려준다.

모기는 국화 향을 싫어해 국화꿏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국화꽃 추출물이나 국화꽃을 물에 불려 스프레이 하듯 뿌리면 된다.

또 오렌지 껍질이나 레몬 껍질을 말려서 불에 태우면 껍질에 있는 살충 성분이 퍼지면서 모기 퇴치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살충제 제품에 오렌지 향이 들어있는 제품이 많은 이유다.